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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넘사벽’ 서울 집값에… 경기 아파트로 ‘생존 매수’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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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월세 대신 경기 주택 매입
10·15대책 후 전년比 56.9% 증가
구리 180.8%·군포 156.8% 급증
비규제지역선 거래 72% 늘어나
LTV 강화·가계대출 총량강화 탓

지난해 고강도 규제방안이 담긴 10·15 부동산 대책이 시행된 달부터 올해 8월까지 서울 거주자의 경기 아파트 매입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집값과 전셋값이 치솟고 대출 규제로 자금 조달마저 어려워지자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경기 지역으로 매수세가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진 수요자들이 경기 지역으로 눈을 돌리는 이른바 ‘생존 매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시내의 한 공인중개사에 붙은 매매 안내문. 뉴스1
서울 시내의 한 공인중개사에 붙은 매매 안내문. 뉴스1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실이 한국부동산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8월까지 서울 거주자의 경기 아파트 매입은 2만6609건으로 나타났다. 2024년 10월∼2025년 8월까지의 1만6958건보다 9651건(56.9%) 늘었다.

 

같은 기간 경기 지역 아파트 거래는 13만3498건에서 17만2503건으로 29.2% 늘었으나, 서울 거주자의 매입 증가율은 이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았다. 경기 아파트 거래에서 서울 거주자의 매입 비중도 12.7%에서 15.4%로 2.7%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10·15 대책 당시 규제지역에서 제외된 경기 지역으로 매수세가 집중됐다. 정부는 10·15 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과 과천·광명·하남 등 경기 12개 지역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 및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이들 지역은 2년간 실거주 의무가 부과돼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이른바 ‘갭투자’가 불가능해진 데다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돼 자금 조달도 어려워졌다.

 

지난해 10월∼올해 8월까지 서울 거주자의 경기 비규제지역 아파트 매매 거래는 1만650건에서 1만8269건으로 71.5% 증가한 반면,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12개 지역에선 6308건에서 8340건으로 32.2% 늘었다. 비규제지역의 증가율이 두 배 이상 높았다.

 

상대적으로 집값이 낮고 대출 여건이 유리한 비규제지역이 서울 거주자들의 내 집 마련 대안으로 떠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지해 부동산평론가는 “대출이 원하는 만큼 나오지 않으면 지역을 바꿔서라도 매입을 결정하려는 분위기가 강하다”며 “서울에서 전세나 월세로 거주할지, 경기로 이동해 집을 살지 선택하는 과정에서 매매를 택하는 수요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별로는 경기 구리와 군포의 매입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서울 거주자의 구리 아파트 매입은 553건에서 1553건으로 180.8% 증가했다. 군포도 243건에서 624건으로 156.8% 늘었다. 구리는 올해 7월1일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 지정됐고, 군포는 현재까지 비규제지역으로 남았는데, 두 지역 모두 서울 접근성과 가격 경쟁력 등이 복합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구리는 지하철 8호선 연장에 따른 서울 접근성 개선이, 군포는 산본신도시를 중심으로 한 상대적으로 낮은 집값이 매입 수요를 끌어들인 요인으로 꼽힌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규제지역 여부도 중요하지만 결국 집을 살 때는 교통과 직장 접근성, 가격 등을 함께 고려한다”며 “서울과 가깝고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경기 내에서 집값 흐름은 엇갈렸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9월까지 구리와 용인 기흥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각각 14.34%, 14.51% 상승한 반면 이천과 평택은 각각 6.40%, 4.58% 하락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경기로 매수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상승세는 광명·수원·용인·성남·하남·구리·남양주·동탄 등 일부 지역에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의 주거비 부담 상승은 경기 지역 매수세를 자극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9월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11.72% 올라 직전 1년 상승률(6.48%)을 웃돌았다. 전셋값 상승률도 같은 기간 2.56%에서 10.22%로 확대됐다.

 

함 랩장은 “30·40대 직장인 등 실수요층은 전세 매물이 부족하고 월세화가 진행되는 데다 경기 주요 지역의 집값까지 오르자 내 집 마련에 나서고 있다”며 “서울보다 집값이 저렴하면서도 접근성이 좋은 경기 지역에서 실거주할 집을 구입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서울의 집값·전셋값 상승과 지방 주택시장 부진이 함께 나타나는 만큼, 정부는 규제 중심 대책 효과를 점검하고 실수요자 위한 공급 확대와 지역 여건에 맞는 주택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