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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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아들 업고 삼만리…어느 父의 자식사랑

올해 40세의 중국 촌부 위쉬캉은 매일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새벽 5시 일어나 하루를 시작한다.

팔, 다리와 허리가 굽은 12살의 장애아들 샤오창을 등에 업고 4.5마일(7.24㎞) 거리의 등굣길에 오르기 위해서다.

위쉬캉은 샤오창이 3살 때인 9년 전 아내와 헤어지고 결심을 하나 한다. 아들이 편부의 손에 자라는 대신 학교 교육이라도 제대로 받을 수 있게 하겠다는 다짐이었다.

그러나 그가 사는 상하이 서쪽 2천 마일 거리의 쓰촨성 이빈시 펑이 마을 주변은 열악했다. 걷기 어려운 아들을 받아들이겠다는 학교도, 나아가 받고 싶어도 등교에 필요한 스쿨버스가 있는 학교가 없었다.

위쉬캉은 결국 아들을 바구니에 넣어 등에 묶어 등교시키기로 마음먹는다. 이른 아침 일어나 학교에서 먹을 점심 도시락까지 준비하고는 아들을 등에 태우고 걷고 또 걷는다.

행여 떨어질까봐 굽은 아이의 두 손을 부여잡고 왕복 9마일의 등하교 '행군'을 시작한 게 지난해 9월이니 벌써 7개월째다. 등하교만을 위해서는 9마일이지만 자식을 학교에 보내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 돈벌이를 하고 학교에 다시 가느라 하루 18마일을 꼬박 움직인다.

위쉬캉은 10일(현지시간) 자신의 이런 이야기를 보도한 영국 데일리메일 기사에서 "내 아들은 장애가 있지만, 정신에 문제는 없습니다. 그런데도 아들을 받아줄 만한 학교를 찾지 못했어요. 계속 거부당했지요. 여기서 약 5마일이나 떨어진 펑이 초등학교에 가게 된 이유입니다"라고 말했다.

데일리메일은 위쉬캉이 구릉지를 오르락내리락하며 자식과 함께 이렇게 움직인 거리만 해도 벌써 1천600마일을 헤아린다고 했다.

위쉬캉은 "아들은 홀로 걸을 수도, 자건거를 탈 수도 없습니다. 12살이나 되지만 키가 90㎝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저는 이 아이가 이미 반에서 으뜸인 게 자랑스럽습니다. 앞으로 더 큰 일을 해낼 겁니다. 내 꿈은 우리 아들이 대학을 가는 것이지요"라고도 했다.

위쉬캉의 진한 부정(父情)의 스토리는 지역 언론매체에 소개되면서 잔잔한 감동을 낳고 지방정부까지 움직이게 했다.

데일리메일은 이들 부자의 관할 지방정부가 가까운 미래에 위쉬캉에게 집을 임대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뉴스와 함께 해당 초등학교가 샤오창과 같은 학생들을 기숙사에 받을 수 있게 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