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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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공개' 안인득, 경찰 조사서 한 말 "학창 시절 괴롭힘 당한 친구+폐지 줍던 노인 도와줘"

경남 진주 방화·살인 혐의로 구속된 안인득이 병원을 가기 위해 19일 오후 경남 진주경찰서에서 이동하고 있다.

 

경남 진주 방화·살인사건의 피의자 안인득(사진·42)이 경찰 조사에서 황당한 궤변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인득은 지난 17일 경남 진주의 한 아파트에서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르고 화재를 피해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이로 인해 5명이 숨지고 2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안인득은 경찰 조사에서 “학창시절 괴롭힘을 당하는 친구들을 위해 싸우기도 하고 약한 친구와 어울려 지냈다”라거나 “실직 이후 폐지 줍는 노인들에게 간식도 나눠줬다”고 경찰에서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사실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순전히 안인득의 진술이고 실제 그런 행위가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면서 “자신의 편에 서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원망 및 배신감이 증폭되어 적대감이 커지던 중 범행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19일 안인득은 사건 당시 다친 팔을 치료하기 위해 진주경찰서를 나섰다.

 

전날 경남지방경찰청 신상공개심의위원회가 안인득의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한 이후 처음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간 안인득은 언론에 노출될 때면 마스크나 후드로 얼굴을 가렸지만 당시는 얼굴을 가리지 않은 채 병원으로 이동했다. 

 

안인득의 이송과정에서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차분한 어조로 답했다.

 

유족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안인득은 “죄송하다. 저도 하소연을 했었고 10년 동안 불이익을 당해왔다”며 “경찰에 하소연을 했지만 제대로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진주시 부정부패가 심하다”며 “여기에 하루가 멀다고 당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제대로 조사해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경찰은 현재 안인득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3000여건에 달하는 통화내용, 컴퓨터 등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분석 등의 작업을 이어가며 범행 동기를 밝히는 데 주력 중이다.

 

경찰은 안인득이 범행 당일 셀프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산 점, 대피하는 주민의 급소를 노린 점 등을 토대로 계획범죄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다. 

 

범행에 사용한 흉기 2자루도 지난달 중순 진주의 한 재래시장에서 안인득이 구매한 것으로 확인했다.

 

김정호 온라인 뉴스 기자 Ace3@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