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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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냥줍’한 초보 집사가 각별히 주의해야 할 점은?

고양이의 이빨·손톱에 ‘세균 번식’ 가능성…할퀴거나 물리면 ‘감염’
상처 날 경우 생리식염수로 소독…곧바로 병원에 가서 항생제 처방
고령자나 당뇨 등 만성질환자, ‘냥줍’이나 ‘임보’시 각별히 주의해야
서울 시내 한 공원에서 떨어진 마스크를 가지고 장난 치는 길고양이의 모습. 뉴스1

 

우리나라 국민 4명 중 1명 이상이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과 함께 산다는 통계가 나온 가운데 최근 중국에서 10대 소녀에게 발생한 갑작스러운 탈모 증상의 원인이 열흘 전 데려온 고양이일 수 있다는 발표가 나와 이목이 집중된다. 

 

현지 병원 측은 고양이 털, 비듬 등이 떨어져 생겨난 ‘진균(곰팡이) 감염’을 원인으로 추정하면서 아동뿐 아니라 저항력이 약한 어른들도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와 함께 반려묘 청결 유지와 정기 검사를 권고했다.

 

고양이는 스스로 그루밍하고 일정 장소에 배변하는 등 다른 동물에 비해 손이 덜 간다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길고양이 등은 야생에 가까운 생활을 했기 때문에 데려다 기를 경우 해당 고양이의 이빨과 발톱에 세균이 번식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고양이의 이빨과 발톱으로 인해 상처가 나면 감염병에 걸릴 확률이 커 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고양이에게 할퀴거나 물림을 당하는 등 상처가 나면 서둘러 가까운 병원을 방문해 항생제 처방을 받거나 상처를 치료해야 한다.

 

당장 병원에 가기 어렵다면 일단 생리식염수로 소독하고, 생리식염수가 없다면 흐르는 물로 상처 부위를 깨끗하게 씻어 초기 세균 감염을 막아야 한다.

 

고양이 등 동물에 의해 세균이 감염되면 통증과 열감, 붉게 부풀어 오르는 증상인 ‘발적’이 나타나고, 연조직염(봉와직염)으로 진행되면 발열, 근육통도 나타난다. 

 

만일 상처에서 피가 나면 거즈나 손수건으로 상처 부위를 눌러 지혈하되, 젖거나 찢어져 상처에 들어가기 쉬운 화장지는 쓰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고양이가 할퀴거나 무는 정도로 난 상처는 작다고 가볍게 여기고 방치하는 경우가 큰데 이는 병을 키우는 지름길이다. 물린 상처(교상)는 전신 합병증으로 번질 위험이 있어 면역저하자나 기저질환자는 예방적 항생제를 투여하는 등 신경 써야 한다.

 

본 사진은 내용과 무관. 사진=픽사베이

 

고양이가 할퀸 상처 역시 문제가 될 수 있다. 발톱의 바트로넬라균으로 인한 묘소병(cat scratch disease)은 임파선염, 빈혈을 일으키고 심한 경우 뇌수막염, 골수염 등으로 발전하기도 합니다. 

 

반려묘를 매개로 한 인수공통 감염 가능성은 극히 낮지만, ‘곰팡이성 피부염’은 그중 비교적 자주 볼 수 있는 질환으로 심한 가려움증과 원형 탈모를 동반한다. 

 

고양이 털이나 귀에 진드기가 붙어있다면 사람에게 옮겨질 가능성도 크다.

 

이 같은 경우는 드물지만 기생충에 감염된 고양이 배설물을 통한 ‘톡소플라즈마’는 임신 초·중기 유산이나 사산, 태아 시력·뇌 장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또 고령자나 당뇨 등 만성질환자는 길고양이 구조나 임시보호 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길고양이는 집고양이에 비해 비위생적인 환경 속 각종 세균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