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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기독교청년회''의 역사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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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고 총동문회 기념비 모교에 복제, 기증
서울 성동고등학교 교정. 건학 100주년을 기념하는 기념 비석이 교실로 들어서는 길목 화단에 세워져있다. 1906년 ‘황성기독교청년회관’으로 설립된 후 100주년을 맞는 지난해 11월 18일 성동고 총동문회에서 기증한 기념비다.
지난해 8월 본보 ‘방치된 독립운동 유적’ 탐사보도에서 황성기독교청년회관 기념비가 서울 종로 YMCA회관 주차장에 방치돼 있다는 지적에 따라 동문회 측에서 복제, 기증한 것이다. 보도 당시 답사를 했던 고교생 2명이 성동고교 학생이었다는 점도 선후배 간의 ‘역사적 연결고리’를 잇는다는 의미가 있었다.
본보 지적에 따라 학교의 소중한 역사적 기념물이 폐자재와 에어켄에 들러싸여 방치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동문회 측은 기념비를 학교로 이전할 것을 YMCA 측에 타진했다. 하지만 YMCA로부터 ‘불가’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역사적 유산을 이대로 둘 수 없다고 판단한 동문회는 기념비를 실측, 복제해 학교에 기증하기로 결정했다.
현장을 확인한 동문회 측은 비석을 받치고 있는 좌대가 시멘트 콘크리트로 발라져 있는 등 흉물스러운 모습을 보고 원형 그대로 복제하기로 했다. 비문 탁본을 뜬 후 매 글자마다 사진을 찍는 방식으로 복제하는 데 많은 시간과 금액이 소요됐다. 비문의 글씨가 세월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하고 획이 굵게 나와 한 글자마다 사진을 찍어 획을 살리는 방식으로 진행됐기 때문. 특히 ‘조선(朝鮮)’ 두 글자는 아예 훼손돼서 회가 발라져 복원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동문회 관계자는 전했다.
복제를 완성한 동문회는 지난해 11월 성동고에 기념비를 기증했다.

동문회 이용원 사무실장은 “세계일보 보도 이후 YMCA에 가서 선배들의 자취가 전혀 관리되지 않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너무 어이가 없었고 안타까웠다”며 “뒤늦게나마 기념비를 복제, 학교에 기증해 조금이라도 마음의 짐을 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YMCA 내에 있는 기념비는 1914년 조선중앙기독교청년회학교(황성기독교청년회 후신)의 중학과와 영어과 졸업생들이 제작, 기증한 것이다. 일제강점기 애국계몽의 산파 역할을 했던 황성기독교청년회 기념비는 정부 당국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다. ( 사진 = www.samuwon.com)
장원주 기자 stru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