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이날 행한 조치는 그간 예고했던 ‘특단의 조치’ 1단계에 해당한다. 북한은 금강산 구역 내 부동산 등 동결조치 대상을 세분화했고, 이 중 일부에 대해서만 동결조치했다. 향후 압박 대상을 단계적으로 높여 나가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마치 1990년대 북한이 제네바협상 당시 하나의 현안을 여러 단계로 쪼개 각 조각별로 협상을 벌였던 ‘살라미 전술’을 연상시킨다. 물론 당시에는 협상을 지연시키는 목적으로 활용됐지만, 이번에는 우리 정부를 상대로 압박 강도를 점층적으로 높이려는 의도로 활용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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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인택 통일부 장관(왼쪽)이 13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북한 당국의 금강산 내 남측 부동산 동결 조치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범석 기자 |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앞으로 현대아산 직원 등 민간업체 직원 등에 대한 추방조치를 예고함으로써 압박효과를 높이겠다는 의도”라고 밝혔다.
즉 1단계 조치에도 불구하고 남한 정부의 대응이 만족스럽지 못할 경우 다음 단계의 조치가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 1단계 조치보다는 한 단계 강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전문가들은 민간 소유 부동산 동결이나 개성공단 통행 차단 등의 조치가 내려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북한은 이미 지난 8일 금강산지구 내 부동산 동결을 발표하면서 개성공단 사업 재검토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또 10일에는 남북 육로통행에 대한 군사적 보장 합의 이행문제를 정식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에 대해 사태를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관광 재개를 위해서는 신변안전 보장 등 3대조건 선결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강산 관광 재개를 놓고 남북 간 대치 국면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계속 압박 강도를 높일 경우 남북관계는 더욱 악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북한이 동결조치를 시행한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동결조치가 즉각 철회돼야 한다”면서 “북한의 오늘 조치에 대해 당장 추가적으로 대응할 것은 특별히 없으나 향후 상황을 보면서 적절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조수영 기자 delinews@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