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살빼는 약 둔갑 이뇨제

원래 부종-고혈압치료 이용
약국에 매일 출근하다시피 하는 사람들이 찾는 주요 품목 중에 ''라식스''가 있다.
라식스는 푸로세미드 성분의 이뇨(利尿)제, 즉 몸안에 쌓인 물을 소변으로 나가게 하는 약이다. 몸에서 물이 빠져나가다 보니 이 약을 먹고 체중을 재면 아무래도 체중이 적게 나온다.
그 때문에 많은 여성들이 살 빼는 약으로 잘못 알고 오남용하고 있으며 운동선수들도 계체량에 통과하기 위해 이 약을 복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라식스와 같은 이뇨제는 심장,신장,간장질환 등으로 인해 몸에 체중의 약 60%에 달하는 수분과 전해질이 병적으로 증가한 부종(浮腫)의 치료에 쓰인다. 고혈압 환자의 혈압을 낮추는 데도 이용된다.
이런 약을 살을 빼기 위한 잘못된 목적에 장기간 사용하다 보면 부작용만 나타나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이뇨제로 뺀 체중은 물 몇컵만 마시면 원래대로 돌아간다. 줄어든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 약을 계속 복용하거나 물을 마시지 않고 버틸 수밖에 없는데 그러면 몸에 여러가지 무리가 온다.
몸에 꼭 필요한 물이 빠져 나감으로써 나트륨,칼륨,칼슘 등의 전해질 균형이 깨지고 탈수가 일어난다. 혈압을 떨어져 어지러움이 나타날 수도 있다. 무기력감과 두통,구토,설사,위장장애,피부발진,감각이상,간기능장애,저혈당증,청각장애,소변기능 마비,태아이상 등이 모두 이 약의 부작용이다.
이 때문에 사용설명서에는 정기적인 검사를 할 것과 낮은 용량부터 서서히 증량할 것, 위험이 수반되는 기계조작을 하지 말 것 등을 명시하고 있다. 라식스는 2000년에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의사의 처방전이 있어야만 전문의약품인 라식스를 살 수 있게 된 의약분업은 라식스의 오남용을 줄이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분업 전 70위권이었던 라식스 생산실적이 분업 후에는 100위권 밖으로 밀려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아직도 의약분업 예외지역에서는 라식스가 의사 처방없이 공공연하게 불법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한순간의 어리석고 성급한 결정이 자신의 몸을 평생 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망칠 수 있음을 명심해야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