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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오군란때 명성황후 피란일기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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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오유월일기'' 51일간 이동경로 몸상태 등 상세기록
황후가 청에 개입요청했다는 학설 뒤집는 내용도 수록
1882년 임오군란 때 궁궐을 탈출해 피신했던 명성황후(1851∼1895)의 51일간의 피란일기(사진)가 발견됐다.
대전시향토사료관은 지난 5월초 대전의 한 집안에서 기증한 유물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임오군란때 충북 충주 등지로 피신한 명성황후의 행적이 담긴 ‘임오유월일기(壬午六月日記)’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임오일기는 임오군란이 일어나 명성황후가 궁궐을 빠져나온 직후인 1882년 6월13일부터 환궁을 하던 8월1일까지의 피신생활 중 명성황후가 만난 인물, 식사 내용, 몸상태, 이동경로 등이 상세히 적혀 있다.
일기에는 명성황후가 피란생활로 인한 피로감 탓인지 목구멍 병과 다리 부스럼 병을 앓았다는 기록과 약재를 처방한 내용, 궁으로 서신을 보냈다는 내용 등 명성황후의 일거수일투족이 간략하지만 자세하게 남겨져 있다.
또 한곳에 머물렀을 것으로 추정했던 이전 학설과는 달리 7∼8군데로 거처를 옮기며 고된 도피생활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기 가운데 ‘청나라 군대가 조선에 들어왔을 때 붙인 방문(榜文)을 시종에게 적어오라고 명했다’는 내용도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시아버지 흥선대원군과 대립해온 명성황후가 피란 중 청나라에 군사개입 요청을 했다는 지금까지의 학설을 뒤집는 내용이다.
일기의 작성자는 기록되지 않았으나 기록기간이 명성황후가 궁궐을 빠져나온 직후부터 환궁하기까지이고 피란 중의 일거수일투족이 상세히 적힌 점으로 미뤄 명성황후를 직접 수행한 민씨 일가 중 한 사람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양승률 대전향토사료관 학예연구사는 “임오군란시 명성황후에 대한 가장 상세한 기록으로 당시 상황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사료”라며 “100여년 전이지만 단절된 근대사를 재조명할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전=임정재 기자 jjim6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