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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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어부 11명, 난파 3개월만에 구조

밀가루와 고기로 연명해
러시아 어부 11명이 난파 3개월만에 구조됐다.

4일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이들 어부들은 망망대해에서 3개월 동안 고기를 잡아 허기를 채우고, 배에 실린 음식, 오래된 군 기지에서 발견한 밀가루 등으로 목숨을 연명했다.

 음식이 다 떨어져가자 어부들 중 5명이 도움을 청하기 위해 뭍을 헤매기 시작했다. 결국 어부들은 4일만에 이들의 구조를 위해 파견된 군인들을 만날 수 있었다. 현재 구조된 어부들 모두 별도의 치료가 필요없을 정도로 건강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3개월 간의 고된 시련은 이들 어부들이 어선 두척을 끌고 모스크바 동쪽 6700㎞ 떨어진 캄차카반도의 태평양 연안으로 조업을 나서면서 시작됐다.

지난해 10월 폭풍우가 몰아쳐 어부들이 탄 배는 캄차카주 주도 페트로바플로롭스크-캄차츠키에서 100㎞나 떨어진 곳에 좌초됐다. 어부들은 좌초된 배 안에서 구조를 기다리면서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 배 안의 가구들을 뗄감으로 사용했고, 인근에 버려진 군 기지에서 얻은 밀가루로 팬케이크를 만들어 먹었다. 어부들 중 한 명은 현지 텔레비전과 인터뷰에서 “그곳엔 밀가루와 물 말곤 먹을 게 없었다”고 밝혔다.

 배에 선적한 식량이 떨어져가고 있지만 구조대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어부 5명이 도움을 청하러 길을 나섰다. 결국 구조대를 만났고 그들의 표류기는 3개월 만에 끝이 났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