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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철 변호사 '삼성 비리 폭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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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철 (50·전 삼성 구조조정본부 법무팀장) 변호사의 삼성그룹 불법행위에 대한 폭로가 우리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삼성그룹뿐 아니라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까지 큰 관심속에서 사건의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 변호사의 고발은 삼성이라는 거대한 기업의 내부비리를 적나라하게 폭로했다는 점에서 기업의 투명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론 김 변호사가 삼성에 몸담고 있을 당시에는 불법행위를 폭로하지 않다가 퇴직 후에 뒤늦게 이를 고발하는 등 보통의 내부자 고발과 매우 다른 양태를 보여 곱지 않은 시선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내부고발은 훼손될 수 없는 공익적 가치=1992년 현직 장교 신분으로 군 부재자투표의 부정을 고발한 주인공인 ‘공익제보자와 함께하는 모임’ 이지문 부대표는 “김 변호사의 내부고발이 진실이고 공익에 부합하는 한 그 의미는 결코 훼손될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 부대표의 진단처럼 김 변호사의 폭로는 점점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삼성특검팀은 차명계좌 1300여개를 확보하고 5조원대로 추정되는 비자금의 실체를 확인한 상태다.

당장 삼성의 변화가 기대된다. ‘삼성 왕국’을 수호하려고 벌인 각종 불법·편법 행위를 중단하고 정당하게 초일류기업으로 성장할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부대표는 “김 변호사의 양심선언은 기업들에 ‘잘못은 반드시 발각된다’는 경각심을 심어줘 앞으로 위법행위가 싹조차 틔우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사회가 ‘삼성의 손아귀에 있다’는 ‘삼성 공화국’의 오명을 벗고 제 기능을 회복할 계기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된다. 김 변호사도 “삼성이라는 하나의 기업에 의해 국가가 좌지우지되는 것을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끊임없이 주장하고 있다.

참여연대의 이재근 행정감시팀장은 “기업과 국가기관, 언론 등 사이의 유착관계를 끊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더 늦기 전에 대한민국의 내일을 위하여 저마다 참회와 반성에 나서길 간곡히 기도한다”며 경제권력에 포섭된 ‘국가 지도층’ 인사의 ‘자기 반성’을 호소했다.

◆개운치 않은 폭로 동기와 과정=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변호사가 삼성의 혜택을 모두 누린 장본인이라는 점은 폭로 동기의 ‘순수성’에 의심을 낳고 있다. 김 변호사는 10년 동안 삼성 고위 임원으로서 지위를 누렸다. 삼성은 김 변호사에게 109억여원을 연봉과 스톡옵션, 퇴직자 예우 명목으로 지급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내부고발자들이 ‘현직’에서 내부고발을 감행, 결국 파면되고 온갖 소송에 시달리는 것은 물론 기피인물로 찍혀 재취업도 하지 못해 생활고를 겪는 것과 대비된다. 그러나 이 같은 비난에 대해 ‘전형적인 내부고발자 흠집내기’라는 반박도 거세다.

‘떡값 검사’ 명단을 조금씩 공개하며 수사당국을 압박하는 김 변호사 측의 방식도 ‘정치적’이라는 지적이다. 특검과 검찰 수사가 ‘제식구 감싸기’의 한계를 넘어설 수 없다는 인식을 심어줘 이제는 어떤 수사결과도 믿지 못하게 만들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회사원 송모(33)씨는 “김 변호사가 떡값 검사의 증명자료를 속시원히 공개하지 않아 궁금증만 더해졌다”며 “그들의 바람과 달리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자꾸 보게 된다”고 꼬집었다.

김 변호사 측이 기자회견에서 수사의 방향을 지시하고 평가까지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사제단이 “삼성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대검 중수부장 등으로 임명되길 바란다”고 말한 것에 대해 검찰 내부에서는 “이제 검찰 인사에까지 개입하려 든다”는 불만이 터져나오는 실정이다.

김정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