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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잉어 '신비의 色' 연구 선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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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의 삶]충북 내수면연구소 김이오 박사
“비단잉어 한 마리가 100만원부터 최고급 승용차 한 대 값과 맞먹는 6000여만원선에 거래되고 있죠. 이 때문에 비단잉어 양식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충북 충주댐 하류에 위치한 충북도 내수면연구소 김이오(38·사진) 박사는 ‘비단잉어 연구 선구자’로 통한다. 김 박사는 국내에서 생산된 관상용 ‘비단잉어’가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세계 비단잉어 시장 규모는 25억달러(3조원)로 추정된다. 현재 비단잉어 시장은 일본이 94%를 차지하고 있다. 뒤를 이어 이스라엘 3%, 대만 2%, 중국 1% 정도 점유하고 있다.

김 박사는 걸음마 수준인 우리나라의 비단잉어 양식산업을 부흥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 그는 7일 “비단잉어의 상품가치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몸의 빛깔”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각 국이 상품가치를 높이는 연구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비단잉어가 살아 움직이는 최고의 예술품”이라는 김 박사는 “신비스러운 색상과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비단 잉어에 빠져드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귀띔했다.

빨강과 검정, 흰색 등 비단잉어의 빛깔이 짙고 선명해야 비싼 가격을 받을 수 있어 양식장에서는 빨간 빛을 선명하게 하려고 색상첨가제를 사용한다.

이에 김 박사는 최근 비단잉어의 색상을 선명하게 하는 색상첨가제를 개발했다. 그가 개발한 색상첨가제는 일본산(스피루리나)을대체할 ‘아스타크산틴’이라는 새로운 물질.

일본산 색상첨가제는 사료 1t에 100㎏(1㎏에 3만∼5만원)을 사용, 착색비용이 300만∼500만원 들어간다. 하지만 김 박사가 개발한 색상첨가제는 사료 1t에 1㎏(30만원 정도)만 사용해도 가능해 90% 정도의 비용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착색 효과 면에서도 일본산을 사용할 경우 4∼6주 사이에 붉은색이 진해지지만, 이 첨가제를 사용하면 2∼4주 사이에 진한 붉은색으로 변한다.

우리나라는 대부분 비단잉어 색상첨가제를 일본에서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 알 채취용 비단잉어도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김 박사가 개발한 색상첨가제를 양식장에서 사용할 경우 비용 절감 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수출 가격에서도 일본 등에 비교우위에 있어 외화 반출과 로열티 지급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반기고 있다.

현재 김 박사가 개발한 색상첨가제는 ‘캐로필핑크’라는 상품명으로 올해 초부터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

진천 관상어영어조합 허하영(49) 대표는 “현재 진천 관상어 단지에서 비단잉어를 키우는 8개 농가가 일본산 색상첨가제를 구입하는 데 드는 비용이 연간 2000만∼3000만원”이라며 “하지만 김 박사가 개발한 첨가제를 사용할 경우 10분의 1수준인 연간 300만원이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색상첨가제 연구논문으로 부산 부경대에서 최근 박사학위를 받은 김 박사는 오는 6∼7월 충북도와 협의를 거쳐 특허출원한다는 계획이다.

김 박사가 이같이 비단잉어 연구에 푹 빠지게 된 것은 3년 전 진천군 광혜원면의 비단잉어 양식장인 ‘진천 관상어 영어조합 법인’에 지원업무를 담당하면서부터다. 진천 관상어 영어조합은 전국 유일의 관상어 수출단지로 1991년 농민 24명이 힘을 모아 결성했다.

김 박사는 당시 양식어민들이 색상첨가제를 비싸게 일본에서 수입해 쓰는 것을 보고 대체할 물질을 찾는 데 팔을 걷어붙였다.

대학을 졸업하고 97년에 공직에 첫 발을 내디딘 김 박사는 관상어 연구·개발에도 온 힘을 쏟았다.

그 결과 토종어종인 버들붕어와 쉬리에서 알을 받아 새끼를 부화시키는 데 성공, 대량 생산의 길을 열었다. 전국 최초로 토종 물고기인 참마자 치어를 대량 생산해 하천에 방류했다.

김 박사는 양식장의 자동사료 급이(給餌)장치도 개발해 특허출원을 준비 중이다. 이 장치는 일정한 크기의 사료만을 공급하는 기존 제품과는 달리 모든 크기의 사료를 공급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김 박사는 비단잉어 연구와 개발 등으로 하루 24시간이 짧지만 충주시 주덕읍에 있는 산업인력관리공단 소속 외국인 취업고용센터에서 중국 동포(200여명)에게 매주 월요일 2시간씩 양식업에 관한 강의를 하고 있다.

최근에 개발한 색상첨가제보다 가격이 훨씬 싼 파프리카 색상첨가제 연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 박사는 “파프리카 첨가제는 1㎏당 가격이 5000원 정도면 수지를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 첨가제 개발이 성공할 경우 비단잉어 양식 농가들의 경제적인 부담을 덜어주는 데 크게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충주=김을지 기자 k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