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불법 음악 다운로드를 받아들일 때가 됐다.”
영국 음악저작권협회(MCPS-PRS연합)가 파격적인 주장을 내놨다. 3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MCPS-PRS연합은 지난해 발매된 영국 록밴드 라디오헤드의 앨범 판매를 분석한 보고서에서 이같이 제안했다.
지난해 10월 7집 앨범 ‘인 레인보스(In Rainbows)’를 발표한 라디오헤드는 자신들의 공식 홈페이지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가격에 신곡을 다운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름·휴대전화 번호·집 주소·이메일 주소 등 기본적인 신상정보만 남기면 돈을 내지 않더라도 앨범 전곡을 다운받을 수 있게 한 것이다. 불법 다운로드를 원천 봉쇄하기 힘든 만큼 이를 합법화하면서 대신에 신상정보를 얻어 콘서트 일정 등을 짜는 데 활용하려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음악팬들은 여전히 불법 다운로드에 몰려들었다. MCPS-PRS연합 집계에 따르면 인 레인보스가 인터넷으로 발매된 첫날 P2P 사이트를 통해 40만여건이 불법 다운됐고, 인터넷 판매 전 기간(10월10일부터 25일간)에 걸쳐 230만여건이 불법 다운됐다. 보통 최신 인기곡의 불법다운 횟수가 일주일간 15만여건인 데 비춰보면 어마어마한 수치다.
MCPS-PRS연합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윌 페이지는 “네티즌은 음악을 합법적으로 무료 다운받을 수 있다 할지라도 불법 사이트를 전전한다”며 “다시 말해 P2P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라디오헤드는 상업적으로 실패했을까. 인 레인보 CD는 12월 말부터 매장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이 앨범은 발매 첫 주에만 영국에서 4만5000여장, 미국에서 12만2000여장이 팔리면서 미국 빌보드, 영국·캐나다·아일랜드·프랑스 앨범 차트 1위를 휩쓸었다. 콘서트도 가는 곳마다 성황을 이뤘다.
페이지는 “인 레인보스가 엄청난 불법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했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음악을 홍보하는 계기가 됐다”며 “제작자들은 불법다운 때문에 망한다는 인식을 버리고 이를 수익으로 연결하는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지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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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저작권協 "신곡 홍보 활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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