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제3차 한미정상회담 어떤 의미있나

'소고기 파동' 난기류 해소… 신뢰 바탕 동맹관계 더 탄탄히
북핵 공조·FTA·비자 면제 등 현안 다룰듯
이명박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6일 제3차 한미 정상회담은 한미관계의 공고함을 재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양 정상이 두 차례 만남에서 쌓은 우의와 신뢰를 바탕으로, 이번에는 진전된 논의와 협의를 진행하면서 한미동맹을 한층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양국 관계가 미국산 소고기 파동으로 난기류를 맞은 만큼 이를 해소하고 새 출발의 의지를 과시하는 게 필요한 상황이다. 이 대통령은 5일 국무회의에서 “우리 외교의 근간은 한미동맹”이라며 “한미관계가 돈독해짐으로써 한일관계는 물론 남북관계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점에서 한미동맹 의제를 다루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독도 영유권 문제와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사건도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독도 문제는 부시 대통령이 미국 지명위원회의 잘못된 독도 표기를 신속하게 바로 잡으면서 일단락됐지만, 국민적 관심이 큰 만큼 자연스럽게 거론될 수 있다는 게 청와대 측 설명이다. 금강산 피살사건에 대해선 미측도 ‘비극적 사건’으로 규정하고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어 부시 대통령의 예상 밖 언급이 나올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데니스 와일더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이날 한국으로 향하는 미 대통령 전용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부시 대통령은 북한이 한국 참여 하에 공개된 조사를 하기를 바라며 이것은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북핵문제와 관련해선 ‘비핵화 3단계’ 논의 진입을 위한 한미 간 공조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양 정상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연내 비준과 한국의 미국 비자면제 프로그램(VWP) 가입 등 실질협력 방안과 동북아 정세, 기후변화와 에너지안보 등 범세계적 문제에 대한 협력방안에 관해서도 폭넓은 의견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회담에선 아프카니스탄 재파병 문제와 주한미군 지위 변경 및 방위비 분담금 문제 등 ‘뜨거운 감자’를 놓고 양국 간 시각차가 드러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이 우리 정부의 소고기 추가협상 요구를 2차례 받아주고, 부시 대통령이 독도 문제에 ‘성의’를 보인 만큼 우리 정부가 이번 회담에서 ‘반대급부’를 제공할 것이라는 시각이 없지 않다. 와일더 보좌관이 기자간담회에서 부시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한국군의 아프가니스탄 재파병을 공식 요청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이와 무관치 않다. 이에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아프칸 재파병은 전혀 검토되지 않고 있는 사안”이라며 논의 가능성을 일축했다. 미국 측이 원하는 주한미군 지위 변경이나 방위비 분담금 문제도 양국 실무자 간 협의가 진행 중이어서 당장 합의를 이루기는 어렵다는 게 청와대 측 설명이다.

허범구 기자 hbk10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