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5일 감사위원회를 열어 정연주 KBS 사장의 해임을 KBS 이사회에 요구키로 결정한 가운데 공보실 직원이 관련 보도자료를 기자들에게 배포하고 있다. 연합뉴스 |
◆부실·방만 경영=감사원은 정 사장 등 경영진이 객관적 근거 없이 매년 수입 예산을 과다하게 편성하고 이에 맞춰 지출예산을 편성·집행해 2004∼07년 동안 모두 1172억원의 누적사업손실을 발생하게 했다고 밝혔다. 또 주5일제 시행에 따라 감소된 임금을 보전해주거나 각종 수당을 신설, 2004∼06년 정부투자기관 인건비 기준인상률 7%보다 2배 높은 15.29%를 인상해 306억원의 인건비가 추가 지출됐다고 지적했다.
KBS는 연차휴가 외에도 청원휴가, 보건휴가, 장기 근속휴가 등 과도한 유급휴가를 유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입·출입 기록 등 객관적 검증 없이 시간외 수당을 지급, 매년 전체 인원의 30% 이상이 지급한도(연 432만원)를 초과해 수령한 사실도 적발됐다. 이 중 192명은 매년 1000만원 이상 시간외 수당을 지급받았고 심지어 지급한도의 4배가 넘는 1871만원을 수령한 직원도 있었다.
◆원칙 없는 인사=정 사장은 2003년 취임 이후 세대교체라는 명분으로 방송직군 182명 중 근무평가서열 179위인 자 등 승격요건 미달자 20명을 국장으로 특별 승격시켰던 것으로 드러났다. 2004년에는 기존 국·실제를 팀제로 전환하면서 팀장 승격요건 등을 마련하지 않고, 근무평가가 상위 10% 이내인 팀장 11명을 보직해임하고 하위 20%에 해당하는 12명을 팀장으로 임명하는 등 원칙 없는 인사운영을 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정 사장은 인사규정 시행세칙에 ‘징계양정을 사장이 가감해 확정할 수 있다’는 규정을 만들어 수차례 법인카드를 향락업소에서 사용한 인사나 음주운전을 한 인사를 오히려 지방총국장과 부서장으로 승격시키는 등 인사권을 남용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무분별한 시설투자=감사원은 KBS가 드라마제작본부 기능을 이전하기 위해 2000년까지 공사비 1247억원을 투입해 건립한 수원센터는 경영진의 일관성 없는 운영방침으로 단순히 드라마 녹화의 일부를 수행하는 등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KBS는 동두천 등 5곳의 중계소를 닫고, 감악산에 1개의 중계소를 신설하는 사업을 추진했지만 난시청 문제로 지난 6월까지 무선국 준공허가를 받지 못해 이미 투입된 74억원의 사업비가 사장됐다. 또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배치되는 별관부지 개발사업을 민간업자가 8068억원의 사업비 전액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불법 추진하고 있어 향후 법령 위반으로 사업이 중단되면 막대한 예산낭비가 예상된다고 감사원은 설명했다.
박진우 기자 dawnstar@segye.com
■감사원이 지적한 KBS 정연주 사장 위법·부당행위 | ||
분 야 | 주요 지적사항 | 건 수 |
경영관리 | *과다 예산 편성, 집행 결과 2004∼2007년 1172억원 사업손실 발생 *각종 수당 신설해 2004∼2006년 306억원 인건비 추가부담 *자진납부한 법인세 816억원 환급 포기 |
12건 |
조직·인사관리 | *2003년 세대교체 명분으로 자격미달자 20명 국장으로 특별승격 *2004년 근무평가 상위 10% 이내 팀장 11명 보직해임, 하위 20% 12명 팀장 임명 등 부적절한 인사운영 |
5건 |
방송시설투자·운영 | *1247억원 들여 건립한 수원센터 운영 방치 및 불법용도이용 *KBS별관 및 연구동 부지 개발사업 불법추진 |
11건 |
기 타 | *국내영화 3편을 기준가격보다 5억7000만원 이상 지급, 구매한 뒤 1편만 방영 | 1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