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들의 메달 색깔은 같지만 포상금은 천차만별이다. 소속된 경기단체의 재정상태에 따라 내건 포상금이 ‘부익부’ ‘빈익빈’인 것이다. 금메달을 획득해 똑같이 국위를 선양했지만 금전적 보상은 동일하지 않다. 보상을 적게 받은 선수는 그만큼 많이 받은 선수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어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18일 대한체육회와 각 경기단체에 따르면 올림픽 메달 수상자는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금메달 5000만원, 은메달 2500만원, 동메달 1500만원의 포상금을 각각 받는다.
각 경기단체는 선수들의 경기력을 자극해 좋은 결과를 맺기 위해 별도로 메달 포상금을 내걸고 있다. 포상금은 경기단체의 재정상태에 따라 종목별로 큰 차이가 있어 재정이 열악한 비인기 종목 단체는 인기 종목 단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금메달 포상금이 걸린 종목은 철인3종경기로 개인당 10억원이다. 이어 배드민턴이 3억원, 사이클 2억원 순이다. 육상은 금메달 3억원, 은메달 5000만원, 동메달 2000만원이 포상금으로 책정됐다. 탁구와 체조, 요트 협회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게 각각 1억원을 내걸었다. 단체종목인 야구는 금메달 획득 시 10억원, 은메달 5억원, 동메달 2억원이 선수단에 지급된다.
수영 400m 자유형에서 금메달을 딴 박태환은 후원사인 SK텔레콤에서 1억원, 롯데칠성에서 5000만원을 각각 받는다. 박태환은 또 수영복 업체인 스피도와 대한수영연맹에서도 각각 1억원을 받아 금메달 하나로 3억5000만원을 받게 된다. 여기에 200m 자유형 은메달 포상금 2500만원, SK텔레콤 5000만원과 롯데칠성 3000만원도 받는다.
여자 역도 금메달리스트인 장미란도 소속팀 고양시청이 약속한 금메달 보너스 6000만원에 세계신기록 수립 시 받는 포상금의 20%의 별도 수당 1200만원,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4500만원을 받아 포상금이 총 1억6000만원을 넘는다.
올림픽 사상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역도는 연맹 차원에서 내건 포상금이 아예 없다. 이 때문에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전병관) 이후 16년 만에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사재혁(23·강원도청)은 협회 포상금을 한푼도 받지 못한다. 사재혁은 강원도 체육회에서 주는 포상금이 있지만 액수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역도연맹의 한 관계자는 “장미란이나 사재혁 등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에게 많은 포상금을 지급하지 못해 우리도 매우 안타깝다”며 “그러나 재정난이 심각한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 않으냐”며 되레 반문했다.
‘메달밭’인 태권도는 총상금 1억원을 성적에 따라 지급할 예정인데,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 4명이 모두 금메달을 딸 경우 개인에게 돌아가는 포상금은 각각 2500만원에 불과하다.
일부 시민들은 거액의 포상금이 순수한 정신을 강조하는 올림픽을 물질 만능주의로 빠져들게 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세무사 서현석(34)씨는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국위를 선양한 선수들에게 그에 합당한 대우를 해주는 것은 필요하다”면서 “하지만 국내에서 외면받는 ‘비인기 종목’에 대한 배려 없는 격려는 선수들에게 상대적 박탈감만 느끼게 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조민중 기자 inthepeople@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