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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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의 남자’들의 부침

이상득·최시중 ‘권력핵심’
맹형규·박형준 ‘권토중래’
정두언·박영준 ‘은인자중’
이상득, 박형준, 정두언(왼쪽부터)
지난 6개월간 이명박 정부 권력실세들 사이에도 부침이 있었다. ‘개국 공신들’ 간 파워게임의 결과였다. 대표적 사례는 이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이 공천을 주도했다는 ‘형님 공천’, 일부 청와대 인사가 인사를 전횡했다는 ‘권력 사유화’ 논란이다. 집권 주류세력 간 반목은 서막에 지나지 않는다. 시간이 갈수록 물밑 싸움은 표면화될 것이고, 그 절정은 2010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상득 의원,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정권의 최고 실세로 꼽힌다. 이 의원은 친이(친이명박)계 소장파와 두 차례의 권력다툼에서 압승했다. 이 의원은 공식 직함을 갖고 있진 않지만 최근 불교계 반발을 감안해 전국 사찰을 돌며 설득하는 등 이 대통령 정부에서 정치적 역할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의 ‘멘토’인 최 위원장은 공영방송 민영화 추진 등 방송정책을 주도하고 있다. KBS 사장 해임 문제 등이 정치적 쟁점화되면서 야권의 거센 퇴진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박희태, 맹형규, 박형준 전 의원 등 낙천 또는 낙선한 인사들은 당과 청와대에 중용됐다. 당 대표로 부활한 박 전 의원은 친박 복당 등 당화합을 주도했다. 하지만 국회 원구성 협상이나 공기업 개혁, 남북문제 등 국정 현안에서 지나치게 청와대에 끌려다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정무수석으로 돌아온 맹 전 의원은 정치권, 종교계 등과 활발한 소통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당·청 소통에선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당내에서도 적잖다. 청와대 홍보기획관으로 복귀한 박 전 의원은 각 부처에서 수렴한 의견을 토대로 피부에 와 닿는 ‘생활공감 정책’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재오 전 의원, 정두언 의원, 박영준 전 비서관 등은 은인자중하고 있다. 미국에서 해외연수 중인 이 전 의원은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의 체포동의안과 맞물려 정계 복귀설이 나오고 있다. 차기 서울시장을 노리는 정 의원은 정치 행보를 자제한 채 교육 등 이명박 정부의 핵심정책을 뒷받침하는 데 주력하고 있고, 박 전 비서관은 개인 사무실을 열고 이 대통령의 외곽조직인 ‘선진국민연대’를 재정비하며 재기를 노리고 있다.

남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