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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비상금’ 두둑… 투자심리 개선 호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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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금융시장 해빙무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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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간 300억달러의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은 국내 금융시장 전반에 청신호가 될 전망이다. 한국으로서는 원화를 주고 그만큼의 달러를 받을 수 있어서 ‘제2의 외환보유액’이 생긴 셈이다. 달러를 찍어내는 미국 중앙은행이 뒤에서 달러를 공급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외환시장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외환위기의 아픈 추억을 지닌 우리나라는 그동안 환율 폭등이 증시를 포함한 경제 전반의 불안으로 확산돼온 만큼 이번 스와프 계약은 경제불황 극복에도 적지 않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우리나라가 미국의 통화스와프 대상국가라는 점에서 대외신인도를 높이는 역할을 하는 한편 원화를 국제통화로 발돋움시키는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분석된다.

◆수시 입출 급전 300억달러=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30일 계약 체결 관련 브리핑에서 “내년 4월30일까지 한시적으로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확충되는 긍정적인 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한은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맺은 스와프 규모는 300억달러. 이 돈은 우리가 필요할 때 수시로 빼내 쓸 수 있는 자금으로, 이 총재의 말처럼 우리나라 기존 외환보유액(9월 말 현재 2397억달러)에 300억달러가 추가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통화스와프는 미 FRB에 원화를 맡기고 그만큼의 달러를 가져오는 교환방식이다. 즉 계약 체결 시 한은은 미 FRB에 원화를 제공하고 달러를 받게 되며, 계약 만기 시에는 반대로 달러를 주고 원화를 돌려받는 구조인 것이다. 계약 체결은 내년 4월30일까지 한시적으로 유효하지만, 이는 향후 국제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연장될 수 있다.

한은은 이 계약을 통해 들여오는 달러를 매주 화요일 국내 외국환은행에 스와프 경쟁 입찰로 공급하는 용도로 사용할 계획이다. 달러가 필요한 은행이 입찰에 참여해 금리 등 입찰조건을 제시하면 한은이 가장 유리한 조건을 제시한 은행에 달러를 빌려주고 원화를 받는 방식이다.

통화스와프 거래로 미국으로부터 달러를 빌려오는 데 지불하는 금리수준은 크게 부담스럽지 않을 것으로 한은은 보고 있다. 기본적으로 중앙은행 간 거래인 데다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글로벌 공조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인 만큼 국제금융시장 기준금리를 크게 밑돌 것이라는 설명이다.

◆금융시장 안정에 기여=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원화와 기축통화인 달러화가 스와프됨으로써 외환시장과 금융시장 안정에 많은 역할을 하리라 믿고 일본, 중국과 추진 중인 스와프에도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정부는 이번 계약 체결이 올해 4분기 경상수지 흑자 전환 및 확대 재정 등의 효과와 연결될 경우 시장 상황은 더욱 빠르게 안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향후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한국의 리더십을 강화하는 계기가 마련된 데 이어 국가신용등급의 안정적인 유지를 위한 토대가 굳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제윤 재정부 차관보는 “세계 시장을 안정화하는 것은 국제 공조가 최선의 방법”이라며 “앞으로 한중 간 40억달러, 한일 간 13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에도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 관계자들도 이번 계약 체결을 투자심리 개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초강력 호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현재 외환보유액 중 당장 동원 가능한 자금이 800억달러라는 점을 감안하면 300억달러는 엄청난 규모”라면서 “10월 경상수지 흑자 가능성이 더해지면 환율이 추가 급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전민규 한투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계약 체결은 가용 외환보유액이 300억달러 더 늘었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혹시 한국이 외환부도 위기를 맞더라도 이를 미국이 막아줄 것이라는 시장의 신뢰가 커진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상혁 기자 nex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