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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의 유혹' 문화계도 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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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곁으로 다가 선 ‘와인’ 소재 영화·드라마·뮤지컬 봇물
◇영화 ‘와인 미라클’.

문화계가 와인 향기에 취했다. 와인을 소재로 한 영화와 드라마, 뮤지컬 등이 잇따라 선보이면서
일상에서 한걸음 떨어져 있던 와인이 대중 곁으로 성큼 다가왔다.
이런 경향은 고급스런 이미지를 덧입었던 와인이 무거운 격식을 벗어던지고 가볍게 애용되는 분위기와 맞물려 일어나고 있다. 

최근 경기침체는 국내 와인 소비경향을 바꿔놓고 있다. 백화점, 호텔 등에서 고가 와인을 찾는 고객은 줄어든 반면,
중저가 와인을 찾는 이들은 늘었다. 레스토랑에서도 와인을 병째 주문하기보다는 한 잔씩 판매하는 하우스 와인을 찾는 실속형 고객이 늘고 있다.
패밀리 레스토랑의 와인바에서는 주로 2만∼3만원 대의 중저가 와인이 소비된다.

지난 4일 서울 중구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뉴질랜드 와인 전시·시음회장. 일반적으로 와인 전시회는 수입상 등 업계 관계자를 위한 행사이지만 이날은 일반인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와인 맛을 보며 의견을 나누고 있었다. 국내에 소개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뉴질랜드 와인은 3만∼4만원대의 품질대비 중저가 와인이 많다.

행사를 주최한 뉴질랜드무역산업진흥청 관계자는 “행사 공고를 따로 내지 않고 와인 블로거 1∼2명을 초청하려고 했는데 입소문을 타고 문의가 늘어나면서 16명을 초청했다”며 “참가 신청 마감 이후에도 문의가 끊이지 않았을 정도로 예상외의 뜨거운 반응이었다”고 밝혔다.

◇창작뮤지컬 ‘카페인’.


부담을 걷어내고 있는 와인의 이미지 변신은 문화계로 확산하고 있다. 13일 개봉한 ‘와인 미라클’(감독 랜덜 밀러)은 와인 애호가의 입맛을 다시게 할 영화다. 따사로운 캘리포니아 햇살 아래 퍼지는 와인 따는 소리, 고운 와인 빛깔은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미국 캘리포니아 포도 농장에서 최고급 와인이 탄생하기까지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콧대 높은 프랑스 와인을 제치고 미국이 와인 강국으로 급부상하는 계기가 됐던 1976년 ‘파리의 심판’을 다룬다. 와인을 만드는 과정과 최고 와인을 만들려는 장인의 끈질긴 노력, 아버지와 아들 간의 갈등과 화해가 아메리칸 드림과 함께 펼쳐진다.

‘스토리 오브 와인’(감독 이철하)은 국내 첫 와인관련 영화다. 영화관이 아닌 실시간 IPTV인 ‘메가TV’에서 15일 선보였다. 와인에 얽힌 우정, 사랑, 이별이 와인바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3가지 에피소드 제목은 ‘뷸러 화이트 진판델’, ‘조셉 펠프스 인시그니아’, ‘일 바치알레 몬페라토 로쏘’ 등 와인 이름으로 지어졌다.

소믈리에(와인 감별사)와 바리스타(커피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사람)의 사랑을 그린 창작뮤지컬 ‘카페인’(극본·연출 성재준·작곡 김혜영)도 최근 막을 올렸다. 와인과 커피처럼 서로 다른 남녀가 만나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유쾌하게 풀어낸다. 이성이 지배하는 시간을 상징하는 커피와 감성이 지배하는 시간을 상징하는 와인을 통해 이야기를 끌어나간다. 극 중간 중간 와인과 커피에 관한 정보를 집어넣었다.

와인을 소재로 한 드라마도 잇따라 방영된다. 김주혁·한혜진 주연의 ‘떼루아’는 한국 전통주와 프랑스 와인을 둘러싸고 펼쳐지는 남녀 간 갈등과 화해, 로맨스를 다룬다. 와인의 역사와 전통, 배경과 제조과정까지 다양한 시각으로 다루는 ‘와인 드라마’를 표방한다. SBS 드라마 ‘타짜’ 후속으로 다음 달 1일부터 방영된다. 떼루아는 와인의 맛과 품질을 결정하는 포도 재배지의 토양과 기후를 뜻하는 말.

일본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한 ‘신의 물방울’도 드라마로 제작 중이다. ‘한류 스타’ 배용준의 차기작이라 눈길을 끈다.

이보연·백소용 기자

byabl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