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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칼끝 참여정부 실세 정조준… 불똥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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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證 로비' 게이트 되나…박연차씨 미공개정보 이용 의혹
세종캐피탈 대표 구속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세종증권(현 NH투자증권)의 농협 매각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가운데 22일 세종증권 대주주였던 세종캐피탈 홍기옥 대표가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되고 있다.                                                               연합뉴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산상고 동기생 정화삼씨와 그 동생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검찰 수사가 최종적으로 어디까지 미칠지 초미 관심사가 되고 있다. 정씨와 노 전 대통령의 ‘특수관계’를 근거로 이 사건 수사가 참여정부 실세들을 정조준한 것이라고 여기는 이가 많다. 노 전 대통령의 다른 핵심 측근으로 알려진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도 관련 인물로 이름을 올린 상태다.

◆세종증권 의혹, ‘게이트’로 커지나=이 사건 수사는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세종캐피탈 사무실을 검찰이 압수수색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검찰은 압수수색과 동시에 이 회사 김형진 회장과 홍기옥 대표를 체포했다. 압수물 분석과 김 회장 등의 조사를 거쳐 검찰은 2006년 1∼2월 세종증권(현 NH투자증권)이 농협중앙회로 매각되는 과정에서 불법 로비가 이뤄진 사실을 확인했다.

홍 대표는 당시 농협중앙회 회장이던 정대근(64·수감중)씨에게 50억원을 건넨 혐의(뇌물공여)로 이미 구속됐다.

검찰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로비의 또 다른 통로를 찾아냈다. 노 전 대통령과 절친한 정씨가 역시 세종캐피탈에서 수십억원을 받은 단서를 포착한 것이다. 여기엔 정씨 동생까지 연루됐다.

오간 금액 규모나 정씨 비중을 감안할 때 이 사안이 단순한 세종캐피탈의 불법로비 사건으로 끝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농협중앙회 회장에게 건네진 돈만 50억원이고, 정씨 형제에게도 30억원가량이 흘러들었다. 일부가 이들을 거쳐 참여정부 실세 수중으로 들어갔으리란 추론이 가능하다.

더욱이 정씨는 노 전 대통령이 흉금을 털어놓는 몇 안 되는 친구다. 정씨는 노 전 대통령이 2000년 부산에서 총선에 출마했을 때, 그리고 2002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섰을 때 적극 도왔다. 2004년 3월 국회 탄핵소추를 당한 노 전 대통령이 가장 먼저 찾아가 심경을 토로한 이도 정씨로 알려져 있다.

제피로스 골프장 사장을 지낸 정씨는 올해 초 탈세 사건에 연루된 정황이 드러나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를 받았지만 형사처벌을 면해 ‘역시 실세’라는 말을 들었다.

이 같은 전후 사정을 따져보면 참여정부 실세가 연루된 ‘게이트’로 번질 요건은 두루 갖추고 있다.

검찰도 이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세종캐피탈에서 나간 돈이 누구를 거쳐 어디로 흘러들어갔는지를 규명하는 게 관건이다.

현재 대검 중수부 계좌추적 요원이 총동원돼 돈 흐름을 쫓는 데 주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아주 복잡한 돈세탁 과정을 거쳐서 추적이 쉽지 않다”며 “가급적 연말까진 수사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연차 회장 관련설 드러날까=박 회장은 정씨,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과 함께 노 전 대통령의 대표적인 재계 인맥으로 통한다. 그는 노 전 대통령 측근 안희정씨에게 불법 정치자금 7억원을 준 혐의로 벌금 3000만원을 선고받는 등 검찰의 불법 대선자금 수사와 특검의 대통령 측근비리 수사 때부터 ‘단골손님’이었다.

노 전 대통령이 사는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부지는 박 회장 측근이 제공한 땅으로 알려져 있다.

박 회장은 옛 세종증권이 농협중앙회에 매각되는 과정에서 세종증권 주식을 대량으로 사고팔아 100억여원의 차익을 남긴 것 때문에 일찌감치 구설에 올랐다. 매각 성사에 힘써주는 대가로 미공개 내부정보를 받아 주식 거래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을 오래전부터 사왔다.

박 회장은 일부 언론을 통해 “부하 직원들이 세종증권 주식을 사겠다고 결재를 올렸을 뿐,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것은 아니다. 다만 세종증권 주식을 차명으로 거래해 세금을 탈루한 사실은 인정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며, 검찰이 부르면 나가서 다 이야기하겠다”고도 했다.

박 회장 관련설에 대해 검찰은 조심스런 태도를 보였다. 세종캐피탈 압수수색 당시 그의 이름이 흘러나오자 검찰 관계자는 “전혀 사실이 아니며 지금 수사 중인 사안과 무관하다”고 잘라 말했다. 박 회장이 세종증권 주식 차명거래를 인정한 사실이 알려졌는데도 이 관계자는 “아무것도 할 말이 없다”며 함구했다.

하지만 검찰 수사망이 박 회장을 향해 좁혀지는 건 시간문제로 보인다. 박 회장은 농협 자회사 ㈜휴켐스가 태광실업에 ‘헐값’으로 넘어갔다는 의혹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수사대상에도 올랐다. 한나라당 김태환 의원은 최근 “박 회장이 2002년 경남 김해의 땅 7만4470㎡를 차명으로 사들여 수백억원의 이득을 얻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