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증권 매각비리를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에 이어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인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그간 서울중앙지검이 수사해온 관련 사건까지 넘겨받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수사가 노씨 의혹과 박 회장 의혹 두 갈래로 가닥을 잡은 셈이다.
◆검찰 수사, 두 갈래로 진행=대검 중수부는 25일 이 사건 수사팀을 확대하면서 박 회장 관련 의혹을 따로 떼어내 중수2과가 수사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박정식 중수2과장이 새로 주임검사를 맡아 박 회장이 연루된 의혹 전반을 파헤친다. 노씨와 정대근 전 농협중앙회장, 정화삼씨 형제 등이 얽힌 사건은 박경호 중수1과장이 계속 맡는다.
이는 ‘세종증권 미공개 정보를 활용한 주식거래로 100억여원의 차익을 챙겼다’는 박 회장 관련 의혹의 특성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주식거래에 따른 시세차익을 주가조작으로 보려면 법률적 쟁점이 매우 복잡하다”고 말했다. 노씨, 정씨 형제 등 사건과 함께 수사하기에 부담스럽다는 뜻이다.
검찰이 2년 전 증권선물거래소가 박 회장을 조사한 내용까지 들여다보겠다고 한 점은 꽤 의미심장하다. 무혐의 종결 배경을 파헤치다 보면 증권선물거래소 관계자가 형사처벌 대상에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 회장은 농협 자회사 휴켐스를 헐값에 인수했다는 의혹 때문에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의 수사대상에도 올라 있다. 최재경 대검 수사기획관은 “조사를 좀 해보고 다음주 초 필요하면…”이란 말로 이 사건도 중수부가 맡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노건평씨 역할 무엇이었나=노씨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중수1과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세종캐피탈 측이 로비자금 명목으로 정씨 형제에게 건넨 돈 일부가 노씨에게 흘러갔는지 여부를 수사 중이다. 자연히 세종증권 매각 과정에서 노씨 역할이 무엇이었나에 관심이 쏠린다.
노씨는 당초 “(정씨 형제로부터) 청탁이 들어왔으나 거절했다”며 부인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정씨 형제 부탁을 받고 정 전 회장에게 전화해 ‘(매각에 관한) 이야기 좀 들어봐라’고 한 적은 있다”고 말했다. 세종증권이 농협에 인수되도록 ‘부탁’한 사실을 어느 정도 시인한 셈이다.
세종캐피탈은 정 전 회장에게 50억원을 전달한 것으로 부족하다고 판단해 더 확실한 ‘끈’을 잡으려 노씨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정씨 형제를 통해 대통령 ‘형님’과 접촉을 시도했고, 이것이 주효했는지 모르나 아무튼 세종증권을 농협에 매각하는 데 성공했다.
다만 노씨가 정 전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잘 봐달라’고 한 것만으론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게 법조계 시각이다. 검찰도 “실제로 돈이 오가지 않았다면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검찰이 노씨 주변 자금추적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盧씨 "당시 농협회장에 전화한적 있다" 시인
청탁대가 금품수수 여부가 형사처벌 관건
박연차씨 의혹 법률적 쟁점 복잡… 따로 분리
청탁대가 금품수수 여부가 형사처벌 관건
박연차씨 의혹 법률적 쟁점 복잡… 따로 분리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