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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 구직자 "대학 안나왔다고 이력서 낼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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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높이 낮추려해도 일용직 뿐… 미래 암울
작년 실업률 대졸자보다 2%P가량 높아
취업을 준비하는 한국의 청년들은 불행하다. 2008년 3분기 101만여명으로 집계된 청년실업층에게 경제위기로 인한 고용한파는 올 겨울 체감온도를 더욱 낮추고 있다.

그중에서도 고졸 이하 학력의 청년들의 현실은 더없이 각박하다. 고졸 이하 실업률은 2007년 기준 8.0%. 대졸 이상(6.1%)보다 2%포인트가량 높다. 게다가 일자리 질이 낮은 서비스·판매, 생산직, 단순노무직 등에 종사하는 비율이 높다.

‘가방끈이 짧아 위축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공공직업교육기관인 한국폴리텍대학에 들어간 고졸자 3명을 만나 절망과 희망이 뒤섞인 목소리를 들었다.

◆“대학 못 나오면 병신 소리 듣는다”=1년짜리 컴퓨터 응용기계 기능사 과정을 밟고 있는 김용호(28)씨는 고교 졸업 후 한 업체의 배송직원으로 6년을 근무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월급과 업무는 그대로였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다른 일자리를 알아봤지만 대부분의 업체가 대졸자를 원했다. 용호씨는 “흔히 말하는 ‘노가다’ 아니면 고졸자가 이력서를 낼 만한 곳이 없었다. 누가 끌어주지 않는 한 고졸자가 전문직을 찾기는 힘든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멀티미디어과 산업학사 과정의 박창욱(23)씨가 진단하는 현실은 더 신랄하다. “사람 취급 받을려면 대학은 나와야 한다. 남들 다하는 걸(대학 졸업) 못하니 병신 소리를 듣는다고 말하는 선배들도 있다”고 했다.

자동차과에 재학 중인 박상순(23)씨도 “졸업 후에 보수나 근무시간 등을 맞는 직장을 찾아봤지만 어려웠다. 백화점, 레스토랑 같은 곳에서 3∼4개월씩 짧게 일했다”고 말했다.

◆“눈높이를 낮추자니 미래가 걱정된다”=흔히 눈높이를 조금 낮추면 갈 곳은 많다고 한다. 그러면서 “요즘 애들은 편하고 돈 많이 주는 데만 찾는다”고 혀를 찬다. 3명 모두 눈높이를 낮추면 일할 곳은 찾을 수 있을 거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미래가 문제다. 현실적으로 고졸자들이 눈높이를 낮추면 단순·반복 노동의 일터밖에 보이질 않는다. 이들이 망설이는 이유다.

용호씨는 “미래를 생각하면 돈만 벌겠다는 생각으로 취직할 수는 없다. 한번 들어가면 나오기도 힘들다. 조금이라도 발전의 여지가 있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상순씨도 “회사 경험이 경력으로 인정받을 만한 곳인가를 많이 본다”고 거들었다. 눈높이를 낮추지 못하는 이유는 결국 ‘돈과 편함’보다는 ‘미래의 가능성’을 먼저 염두에 두기 때문이다.

◆“뭐든 해야 희망이 있다”=2008년 3분기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중 고졸 이하 학력자 취업애로층(29만3000여명) 분석에서는 ‘그냥 쉬었다’는 응답자가 10만8000명으로, 취업을 시도했지만 실패한 실업자 수와 함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점이 눈에 띈다. 반면 대졸 이상(51만5000여명)에서는 ‘취업준비 중’이라는 응답자가 29만9000여명으로 가장 많은 반면 ‘쉬었다’는 응답자는 7만5000명에 그쳤다. 고졸 이하에서는 취업 의욕마저 꺾이는 현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세 사람은 “하다 보면 자신감이 생긴다”고 충고했다. 용호씨는 “워낙 어렵다고 하니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학교를 다니면서 자격증도 5개를 따 열심히만 하면 잘될 거라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상순씨는 “해외취업을 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고, 창욱씨는 “고교 때부터 해보고 싶던 일을 배우는 거라 즐겁다”고 웃어보였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