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출범 첫해를 넘기기도 전에 청와대의 ‘영(令)’이 서지 않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여권 내 ‘2인자’ 역할을 해야 할 대통령실장은 중량감이 떨어지고 수석비서관들은 여당 의원들에게 혼쭐나기 일쑤다.
이 같은 현상은 이 대통령의 ‘탈 여의도’ 정치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비정치인 중심의 인사가 여당과의 소통문제를 낳았다는 지적이다.
과거 정권에서는 중량감 있는 정치인 출신이 비서실장을 맡아 당·청 간 교량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에서는 1기(류우익)와 2기(정정길) 대통령실장 모두 교수 출신이 맡아 청와대의 전체적인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정 실장의 경우 최근 들어 ‘여의도’와의 소통에 나서고 있지만 역부족이란 지적이 많다.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은 지난 7일 지방균형발전대책 발표를 하루 앞두고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로부터 면박을 당했다. 대책에 시·도지사 간담회 결과나 당의 요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었다. 결국 발표는 일주일 연기됐다.
지난달 6일에는 박병원 경제수석이 비슷한 일을 겪었다. 국회 경제정책포럼 조찬 세미나에서 김무성 의원은 “수도권 규제 완화와 지방 대책을 함께 발표했어야 했다”며 청와대의 ‘정무기능’을 질타했다. 여권 안팎에서는 ‘금융위기 상황에서 경제수석의 역할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맹형규 정무수석에 대한 여당 의원들의 불만도 작지 않다. 한 여당 의원은 “그동안 맹 수석이 당·청 간 소통에 너무 소홀했다”면서 “그나마 뒤늦게 소통에 나섰지만 효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신정훈 기자
'脫여의도' 정치·전문가 중용 영향…수석들 與의원에 혼쭐나기 일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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