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한은의 이번 조치가 어느 정도 효과를 가져올지는 분명치 않다. 경기하강과 자금경색은 해외 신용위험, 경기침체 등에 따른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또 지난달 한은의 금리 인하가 0.25%포인트의 소폭에 그친 점을 들어 이번 파격 결정이 시간적으로 너무 늦은 늑장 대응이란 시각도 있다.
◆경기 하강에 따른 파격 조치=11일 한은 금통위가 빼든 금리 카드는 시장과 경제전문가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그만큼 내년 우리 경제의 상황이 어렵다는 것이다. 12일 발표 예정인 한은의 내년 경제전망에선 연간 2%대로, 1분기엔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률로 나타날 것으로 추정된다.
무엇보다 한국 경제의 성장 엔진인 수출이 급감하는 것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이미 11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8.3% 줄면서 2001년 12월 이후 7년 만에 최대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미국, 중국 등이 본격적인 경기침체를 맞는 만큼 이런 수출 감소세는 내년 상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국내 소비와 투자 역시 기댈 언덕이 없다. 신규 취업자의 증가세가 11월 전년동월 대비 7만8000명에 그치는 등 고용사정이 악화일로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정상적인 상황에선 시장의 반응을 보면서 조금씩 내리고 올리는 게 바람직하지만 현 상황은 시장 반응을 기다릴 만큼 한가하지 않다”고 밝혔다.
◆추가 금리 인하 어디까지=한은은 이날 파격적인 금리 인하와 함께 일부 증권사들을 환매조건부 대상기관으로 추가로 선정했다. 주로 은행을 경유했던 자금공급 경로를 증권사로도 넓혀준 셈이다. 이는 그간 금리 인하 효과가 국공채 등 안전자산에만 미치고 회사채 등 위험성자산까지 확산되지 않았음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국공채 금리는 4%대이나 회사채는 8%대로 두 배를 웃돈다.
이와 관련, 이 총재는 “자금을 풀었는데 금융권 간 통로가 막혀 원활하게 흘러가지 못했다”며 “자금이 필요한 곳에 직접 한은이 나서 공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금리 인하 이후에는 은행을 통한 간접공급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유동성 경로를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자금 경색이 있는 곳에는 한은이 직접 자금을 풀어 경기침체의 악화를 최대한 막겠다는 뜻이다.
향후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은 열어둔 상태나 한은 안팎에서는 대체로 2.5%를 마지노선으로 여긴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가 어디까지 내려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합의된 것이 없다”면서 “그러나 금리가 너무 낮아서 조금 (금리가) 움직이는 것에 대해 아무도 개의치 않는 ‘유동성 함정’ 수준 전까지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3.00%는 ‘유동성 함정’에 빠진 상태는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홍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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