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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다시 득세… 긴장하는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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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국제분쟁지역 진단]② 미궁 속 아프가니스탄
오는 20일 역사적 취임식을 앞두고 있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 앞에는 외교적 현안이 수북히 쌓여 있다. 그중에서도 아프가니스탄 사태는 오바마 당선자가 풀어야 할 최우선 난제로 꼽힌다.

오바마 정권인수팀의 공식 웹사이트(change.gov)에도 신행정부의 7대 외교현안을 제시하며 아프간 사태를 1순위로 올려 놓았다.

최근의 아프간 전황은 미국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 2008년 이라크에서 전사한 미군은 314명으로, 2007년의 904명에 비해 3분의 1수준으로 줄었다. 이는 이라크전 개시 후 최저 수준이다.

반면 아프간에선 전년보다 35% 정도 증가한 155명이 전사했다. 민간인 사망자 숫자도 32% 증가했다. 최근 들어 아프간 사태가 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전쟁 초기 산악지대로 뿔뿔이 흩어졌던 탈레반도 예전의 힘을 되찾고 있다. 다국적 민간연구소 ‘국제안보개발협의회(ICOS)’는 지난해 말 탈레반이 아프간 영토의 72%에서 ‘영구적인 거점’을 확보했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심지어 수도 카불 인근까지 탈레반의 영향력이 미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특히 올 연말로 예정된 아프간 대선을 앞두고 상황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오바마 당선자도 이런 심각성을 잘 알고 있다. 지난해 말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아프간 문제 때문에 밤에 잠이 오지 않는다”고 말할 정도다. 그는 후보 시절부터 ‘테러와의 전쟁’의 주무대를 이라크에서 아프간으로 옮기겠다고 공언해왔다.

마이클 멀린 합참의장도 최근 이런 기조에 따라 2009년 초여름까지 아프간에 2만∼3만명의 미군을 추가로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또 한국을 비롯한 전통 우방국에 아프간전 추가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압도적인 군사력과 우방의 힘을 빌려 소탕작전을 끝내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회의론도 적지 않다. 아프간은 지하자원도 빈약하고 복잡한 종족 구성에 문맹률이 높은 세계 최빈국에 속한다. 석유가 있는 이라크와 달리 미군들이 피를 흘리며 얻어낼 ‘이권’이 없는 셈이다.

게다가 국토의 대부분이 해발 1000m가 넘는 고원이어서 평원인 이라크보다 작전 반경이 훨씬 넓다. 이런 험준한 지형에서 토굴에 숨은 탈레반을 완전 소탕하려면 20만명 이상의 병력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비관적 분석까지 나온다. 경제난에 빠진 미국으로선 쉽지 않은 선택이다.

뭄바이 테러 이후 인도와 미국의 아프간 전쟁 파트너인 파키스탄과 긴장이 고조되는 것도 오바마 행정부의 아프간 전략을 꼬이게 만들고 있다.

미 민주당의 존 케리 상원의원 같은 이들은 “병력 증파보다 아프간 국민들의 신용을 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아프간에서 군사력을 앞세우다 실패한 소련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메시지다. 하지만 아프간에 근거지를 둔 알카에다와 탈레반의 테러 공격 가능성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오바마 당선자는 단기전 카드를 뽑아들 가능성이 크다.

그 카드의 성패는 우방국의 협조는 물론 아프간과 이해관계가 있는 러시아, 이란의 협력을 얼마나 이끌어 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동진 기자

bluewin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