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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국제분쟁지역 진단] ⑩ <끝> 중동분쟁의 '핵' 이·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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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년전 아브라함의 두 아들, '약속의 땅'서 60년간 피의 전쟁
2008년 12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격이 시작됐다. 지금까지 20일 가까이 계속된 충돌로 양측에서 1000여명 이상이 숨졌다. 중동의 화약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대립과 반목은 그 뿌리가 깊다. 중동 평화 중재의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탄 이들이 적지 않았지만 정작 당사자들의 갈등은 되풀이되고 있다.

원래 그들은 같은 아버지를 둔 형제였다. 약 4000년 전 아브라함이 몸종 하갈과 혼인해 낳은 이스마일과, 본부인 사라와 사이에 가진 이삭이 나중에 각각 아랍과 유대인의 조상이 됐다. 유대인들은 팔레스타인 지역에 유대왕국을 건설했지만 기원후 2세기 로마 제국에 의해 쫓겨났다.

그 자리를 아랍인이 차지했다. 유럽에서 방랑하던 유대인들은 환영받지 못했다. 기독교인들은 유대인을 예수를 배신한 ‘죄인’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19세기 유럽에는 반유대주의 광풍이 불었다. 유대인을 상대로 한 ‘마녀사냥’이 이어졌고, 그 정점은 히틀러의 홀로코스트(대학살)가 찍었다.

2000년간 박해에 시달린 유대인들 사이에서 ‘약속의 땅’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유대국가를 재건하자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1897년 ‘세계유대인대회’를 기점으로 유대인들이 팔레스타인으로 몰려들어 정착촌을 건설하기 시작했다. 1948년 유대인들은 일방적으로 이스라엘 건국을 선포했다. 이제 팔레스타인인들이 난민 신세로 전락했다.

팔레스타인의 아랍 ‘형제들’이 문제 해결에 나섰다. 이집트를 필두로 아랍권이 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였지만 번번이 패했다. 4차례의 전쟁에서 참패한 아랍권은 “이스라엘 배후에 미국의 지원이 있다”며 미국과도 대립각을 세웠다. 이렇게 확대된 이스라엘과 아랍권의 갈등은 반세기를 넘기며 ‘화약고’로 자리 잡았다.

중동 갈등의 핵심인 이·팔 문제는 여전히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당장 팔레스타인은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파타당이 이끄는 자치정부가 있는 요르단강 서안 지역과 무장단체 하마스가 장악한 가자지구가 대립하고 있다. 마흐무드 압바스 자치정부 수반은 국제사회의 중재를 받아들여 ‘독립국’ 건설을 위한 평화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하마스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대신 이스라엘에 로켓포를 발사하며 무력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는 이스라엘의 이번 가자지구 침공에 결정적인 빌미가 됐다.

현재 진행 중인 가자지구 전쟁은 엄밀히 따지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대립이 아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일 뿐이다. 따라서 극적으로 휴전협상이 타결되더라도 갈 길이 멀다. 팔레스타인 내 하마스·파타 갈등은 여전하고, 이스라엘과 하마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풀어야 할 숙제도 그대로다. 결국 이번 전쟁의 끝은 잠시 수면 아래 잠겨 있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또 다른 갈등의 시작을 알릴 뿐이다.

안석호 기자 sok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