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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 놈들 얼굴만 봐도 즐겁던 시절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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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림 시인, 자전에세이집 출간
“내 이야기는 시를 통해서 말한다는 생각을 견지해 왔으며,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써놓고 생각하니 이러한 글들도 내가 시를 쓰는 일을 적잖이 도왔으며, 오늘을 사는 젊은이들을 위하여 다소는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신경림(73·사진) 시인이 유년과 성장기의 세세한 이야기에다 등단 이후 문인들과의 교류기를 담은 자전 에세이집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문학의 문학)를 펴냈다.

교육전문지 ‘우리교육’에 연재했던 1부 ‘일제강점기에 살았던 어린시절 이야기’에는 키가 작고 귀여운 소년, 책을 좋아하고 공부 잘하는 아이, 허풍이 세고 아버지의 주머니에서 돈을 훔쳐내는 악동 등 흥미롭고 다양한 이미지가 교직돼 있다. 세계일보에 연재했던 2부 ‘삶의 뒤안길에서’에는 등단 이후 10여년 동안 시골을 떠돌면서 방황하다 서울에 올라와 다시 시를 쓰면서 만난 김관석 서정주 천상병 백시걸 이현우 등 문단 사람들 이야기가 펼쳐진다.

출간을 기념해 15일 기자들과 만난 신경림 시인은 “조태일 시인이나 소설가 이문구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며 “조태일과 함께 1980년 합동수사본부에 잡혀 갔을 때는 검사가 오히려 왜 구속됐느냐고 묻더니 ‘비례대표’로 왔느냐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온라인 계좌로 송금되는 게 아니라 직접 찾아가 원고료를 받던 시절이어서 최소한 고료의 10%는 술값으로 내는 관행 속에 자연스럽게 문단의 교류가 활발했다”며 “오십여년 전 문단의 풍속도는 어떠했는지를 아는 것도 우리 문학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용호 선임기자 jho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