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얼마 전 임모씨는 보이스피싱에 당해 은행에 전화했다가 분통터지는 경험을 했다. 입금 후 5∼10분 만에 속았다는 의심이 들어 급히 예금계좌 개설 은행에 전화했다. A은행 측은 “돈이 건너간 예금계좌의 B은행에 요청하라”고 했다. 서둘러 다시 B은행에 전화를 걸었더니 이번에는 A은행에 지급정지 요청을 하라고 안내했다. 임씨는 A은행에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통화했던 담당자는 자리에 없었다.
#2. 메신저를 하던 윤모씨는 연락이 뜸하던 친구가 급히 돈을 보내달라고 했다. 안부를 묻다 신종 메신저피싱임을 알아채고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절차상 경찰서를 방문해 신고해야만 한다고 했다. 윤씨는 “지금 대화하고 있으니, 계좌번호 등 화면을 캡처해 이메일이나 팩스로 보내겠다”고 했지만 한사코 방문신고하라고만 했다. 윤씨는 “담당자는 피해가 없으면 신고할 필요가 없다고도 했다”고 전했다.
#2. 메신저를 하던 윤모씨는 연락이 뜸하던 친구가 급히 돈을 보내달라고 했다. 안부를 묻다 신종 메신저피싱임을 알아채고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절차상 경찰서를 방문해 신고해야만 한다고 했다. 윤씨는 “지금 대화하고 있으니, 계좌번호 등 화면을 캡처해 이메일이나 팩스로 보내겠다”고 했지만 한사코 방문신고하라고만 했다. 윤씨는 “담당자는 피해가 없으면 신고할 필요가 없다고도 했다”고 전했다.
2일 경찰청에 따르면 2006∼2009년 5월 접수한 보이스피싱 신고건수만 1만7646건에 피해액수는 1771억원에 달한다. 보이스피싱 사기의 위험성이 널리 알려졌다지만 피해 사례는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다.
보이스피싱 발생 시 바로 대응해야 할 금융권에는 보이스피싱 대처 매뉴얼조차 따로 없다. 은행마다 처리는 제각각이다. 별도 신고센터도 없어 피해자들은 지급정지를 위해 각 은행 콜센터를 이용해야 하는데, 돈을 송금한 뒤 지급정지까지 일분일초가 급박한 상황에서 주민등록번호 입력 등 절차를 거쳐야 한다.
직원과 연결되더라도 바로 처리되지 않고 다른 직원에게 전화를 돌리는 게 다반사다. 지급정지 신청 뒤 경찰 신고접수증을 은행에 제출해도 되지만, 경찰 신고접수증을 먼저 요구하는 일도 있다.
운이 좋아 지급정지에 성공, 은행 계좌에 돈이 남아 있더라도 찾기까지는 적잖은 수고를 감수해야 한다. 소송해야 하는데, 피해액이 크지 않으면 소송비 부담에 아예 포기하는 일이 적잖다. 금융감독원이 박선숙 의원(민주당)에게 제출한 자료에는 지급정지됐으나 주인이 찾아가지 않아 은행에 남아있는 돈이 3월 현재 19억7200만원에 이른다.
경찰 대응도 진화하는 보이스피싱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메신저피싱도 기존 전화 보이스피싱과 같은 방식으로 대처하고 있다. 계좌나 IP를 추적하더라도 피의자를 특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들어 ‘속수무책’이라는 입장이다. 최근엔 범죄자가 받은 돈을 다른 은행으로 다시 분산·송금해 찾는 사례가 많은데, 은행과 협조·영장발부 등 절차 탓에 매번 한 발 늦게 추적에 나서는 실정이다.
보이스피싱 수사를 전담하는 서울 영등포경찰서 지능팀 이승환 수사관은 “대부분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은 송금 뒤 10분 내외에 실수를 깨닫기 때문에 송금 뒤 인출까지 유예시간을 두는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면서 “경찰도 은행 콜센터를 이용하는 상황에서, 은행·수사기관 간 핫라인 등으로 유기적 협조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