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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on] '해운대'의 '사람'이 거대 '물CG'를 압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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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구-하지원-박중훈 등 열연 펼쳐

 


[세계닷컴]

영화 '해운대' 개봉에 앞서 가장 기대를 모았던 CG에 대한 기대는 버려야될 듯 싶다. 이 말은 '해운대'의 CG가 기대했던 것 이하로 약하다는 것이 아니다. '사람 냄새'가 스크린을 가득 채운 이 영화에서 CG의 기술력이 관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여지는 그다지 많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영화 '해운대'는 부산 토박이로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최만식 (설경구 분), 강연희 (하지원 분), 한때 부부였지만 딸을 낳고 이혼한 해양연구소 소속 지질학자 김휘 (박중훈 분)와 광고 대행사 이벤트 담당 이사 이유진 (엄정화 분), 그리고 만식의 동생이자 해양구조대 소속 구조대원 최형식 (이민기 분)와 삼수생으로 서울에서 해운대로 놀러온 김희미 (강예원 분)를 중심으로 이들의 가족 그리고 주변 사람들이 어느 날 해운대에 닥친 시속 800km의 초대형 쓰나미로 인해 서로에 대한 갈등과 이를 풀어나가는 애정을 그렸다.

앞서 말했듯이 '해운대'가 기획 단계에서 주목을 받았다는 것은 쓰나미와 이때문에 부서져버린 해운대 주변 모습을 얼마나 CG로 잘 구현하느냐는 것이었다. 대규모 물CG가 국내에서 구현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스타워즈' 시리즈와 '투모로우' '퍼펙트 스톰' 에서 CG 프로듀서로서 명성이 높은 한스울릭의 합류는 할리우드급 물CG가 국내에서 드디어 선보일 수 있다는 기대감을 높혔다. 그러나 16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영화 '해운대'에서는 이러한 물CG는 완성도를 떠나 그다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줬다.

대신 윤제균 감독이 제작발표회 때부터 강조한 '사람 냄새'를 대한민국 대표 배우들이 거의 완벽하게 구현했다. 진짜 부산 사람같은 사투리 구사에서부터 시작해 정신없이 쏟아지는 물에서조차 감정선을 놓지 않고 관객들에게 안타까운 순간을 어필하는 배우들의 열연은 한국 블록버스터가 영웅주의와 돈을 쏟아부어 만든 CG로 치장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보여줬다. 거대함으로 관객들을 압도하려는 것이 아닌 '사람'이 중심이 되어 다가가는 형태를 띈다.

특히 쓰나미가 닥친 해운대에서 이를 보고 가상으로 연기해야 하는 모든 배우들과 컨테이너 박스가 떨어지는 장면에서 아무 것도 없는 광안대교 위에서 혼자 탭댄스를 추는 것처럼 움직임을 보여준 김인권의 모습은 배우로서 오랜 시간 쌓인 관록을 보여줬다. 그러나 이런 노련한 배우들과는 달리 쓰나미를 상상해서 연기하는 부분에서 보조출연자들의 다소 어설픈 '우왕좌왕스러움'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오는 7월 23일 개봉.

유명준 기자 neocross@segye.com 팀블로그 http://comm.blo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