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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뼘이라도 더"… 稅收 걸려 양보없는 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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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간척지 군산·김제·부안 '관할권 갈등'

부산신항·인천 송도는 헌재에 권한쟁의심판

대부분 소송 이어져 혈세·행정력 낭비 심각
토지소유권을 놓고 정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등 국가기관들 간의 다툼이 치열하다. 토지 사용에 대한 점용료 부과에서 간척사업으로 생긴 매립지나 신항만 등에 대한 소유권 분쟁까지 땅 관할권을 놓고 양보 없는 대립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민간의 소유권 분쟁을 무색케 하는 이 같은 대립은 대화에 의한 합의보다는 대부분 법원 판결이 나온 뒤 해결점을 찾아 이 과정에서 막대한 혈세와 행정력의 낭비까지 유발하고 있다.
◆땅싸움의 주된 원인은 세수 때문=토지소유권과 관련해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곳은 지자체들이다. 토지 확보가 지방세 수입과 지자체장 선거 때 표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서해안 지도를 바꿔 놓은 전북 새만금간척사업의 경우 인접한 군산시, 김제시, 부안군이 매립지를 조금이라도 더 차지하기 위해 접전을 벌이고 있다.

총 401㎢(토지 283㎢, 담수호 118㎢)의 새만금간척지는 현재 국립지리원의 해상경계선을 기준으로 행정구역을 나눌 때 군산시가 71.1%, 부안군 15.7%, 김제시 13.2%를 차지한다.

새만금 사업 완료 시 바다와 접한 면이 없어져 내륙지역으로 변하는 김제시의 경우 어민들이 생계수단을 잃게 되고 수산업과 관련한 행정기구도 축소해야 할 처지다. 이런 점을 감안해 김제시는 현재의 토지소유권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제시 시민·사회단체 대표 등도 ‘새만금 공동발전 범시민위원회’를 출범시키는 등 시의 관할구역 확장에 지원사격에 나서는 등 민·관 합동으로 총력전을 펴고 있다.

이에 군산시와 부안군은 현재 결정된 행정구역에서 한발짝도 물러설 수 없다며 맞서고 있어 지역 간 갈등의 골도 깊어지고 있다.

◇인천시 지자체들이 토지 소유권을 놓고 분쟁중인 송도국제도시 조감도
인천 송도국제도시 역시 지자체들의 땅싸움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천 중구, 남동구, 남구는 지난 3월 인천시와 연수구를 상대로 인천시가 송도 신규매립지 중 일부를 연수구로 토지 등록한 것은 무효라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 청구소송을 냈다. 이들 지자체는 송도국제도시 5, 7공구(6.41㎢)와 9공구(4.68㎢)가 해상경계선에 따라 해당 지자체에 관할권이 편입돼야 하는데 인천시가 임의로 연수구 부지로 편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남도와 부산시 역시 2006년 개장한 ‘부산신항’의 관할권 다툼을 빚고 있다. 부산신항은 부산 강서구와 경남 진해시 사이에 걸쳐 건설된 컨테이너 항만이다.

부산신항에 설치된 14개 선석을 각각 절반씩 관리하고 있는 두 지자체는 관할권을 차지하기 위해 헌재에 권한쟁의 심판까지 청구해 놓은 상태다.

토지소유권을 둘러싼 다툼 외에도 더러는 토지 사용료를 내도록 요구해 마찰을 빚기도 한다.

서울 영등포구청은 1974년 국회가 국회의사당 뒤편에 담장을 설치하면서 여의도 땅 일부를 무단으로 점용했다며 30여년이 지난 2007년 100억여원의 변상금을 부과했다. 이에 국회는 취소소송을 제기했고, 최근 항소심에서 영등포구청이 승소했다.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지난 3월에는 국회가 소유권이 있는 국회앞 도로를 서울시가 임의로 사용하는 것과 관련해 서울시를 상대로 변상금 69억여원을 부과했다. 발끈한 서울시가 취소 소송을 내 이 다툼도 결국 법적 분쟁으로 이어졌다.

◆최종 결정은 법원에서=지자체와 정부 기관 토지소유권 관련 분쟁이 끊이지 않자 정부는 행정안전부 산하에 2000년부터 중앙분쟁조정위원회를 두고 ‘땅싸움’에 대한 결정을 내리고 있다.

하지만 지자체들이 조정위원회에 분쟁조정 신청을 내면서 동시에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다반사여서 국가기관 간 ‘땅싸움’의 최종 결정은 사실상 법원이 맡고 있다.

2004년 헌재는 평택항 일부 부지의 관할권을 놓고 ‘땅싸움’을 벌인 충남 당진군과 경기 평택시의 분쟁에서 당진군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지자체들은 조정위원회에도 조정신청을 냈지만, 위원회는 헌재에 계류 중인 해당 건을 각하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한 정부가 지난 4월 지방자치법을 개정해 광역지자체 간 ‘땅싸움’이나 매립지의 행정구역 등을 놓고 분쟁이 발생할 경우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기에 앞서 조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행정안전부 장관이 결정하도록 했다.

법 개정 이후 아직 조정신청은 한 건도 없는 상태다. 하지만 이 역시도 조정위원회의 결정에 불복해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어 분쟁 해결의 종착점은 법원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현재 송도국제도시, 부산신항 등 토지 관할권을 둘러싼 지자체 간 다툼도 대부분 이러한 법 개정 이전에 소송을 제기한 것들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지자체 간에 합의를 통해 결정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지방세 수입 등과 연계돼 민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법원으로 가기 전에 정부에서 책임지고 결정을 내리자는 차원에서 법을 개정했지만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