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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기의 신의 대화] 나랏법으로도 지킨 관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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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 중요기능… ‘체형’때도 관절 때리지 않아
평소 운동으로 주변 근육 단련하는 게 중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죄인에게는 체형(體刑)이 가해졌다. 조선시대에는 이마나 얼굴에 문신을 새기는 ‘묵형’, 볼기를 매로 치는 ‘태형’, 곤장을 때리는 ‘장형’, 징역형과 비슷한 ‘도형’, 귀양 보내는 ‘유형’, 목숨을 빼앗는 ‘사형’ 등이 시행됐다. 이 중 태형이나 장형은 가장 흔했지만 간혹 목숨을 잃을 정도로 위험하기도 했다. 매로 등을 난타하는 ‘태배형’이나 여러 명이 몽둥이로 마구 때리는 ‘난장’ 같은 형벌을 민간에서 사사로이 집행하다 목숨을 잃는 일이 생겨 왕명으로 이를 금지했다는 기록도 전해진다.

조선의 기본법전인 경국대전에는 체형을 집행하는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적시돼 있다. 이 중 태형이나 장형은 무릎 아래만 때리되 관절은 때리지 못하게 했다. 관절은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기능을 하기 때문에 죄인일지라도 보호해 줘야 한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

인체에서 관절의 중요성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주변부인 인대나 근육과 조화를 이뤄 인간이 모든 신체를 자유롭게 움직이도록 한다. 복잡하지 않지만 부드러우면서도 정교한 조물주의 야심작이라고나 할까?

관절은 섬유성막과 활막 두 겹으로 이뤄진 관절낭에 잘 싸여 있다. 관절낭 바깥쪽에는 인대가 있어 뼈가 이탈하지 않게 잡아주며 무리한 움직임도 막아준다. 또 두 개의 뼈가 맞닿을 때 상하지 않도록 연골조직이 쿠션 역할을 하며, 활막에서는 활액(관절액)이 분비돼 관절의 거친 움직임을 매끄럽고 부드럽게 해준다.

하지만 관절은 한번 문제가 생기면 고치기가 쉽지 않다. 대표적인 관절질환인 퇴행성관절염은 서서히 진행되다가 만성으로 악화하는 경우가 많다. 통증 때문에 바깥출입을 꺼리게 돼 우울증이나 대인기피증을 겪는 사람도 있다. 삶의 질까지 위협하는 것이다. 
연세SK병원 대표원장


건강한 관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평소 운동으로 관절주위 근육을 단련시켜 주는 방법이 으뜸이다. 이미 관절염을 앓고 있다면 걷기나 수영 등 가벼운 운동으로 악화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통증이 심하다면 찜질을 해주는 것도 좋다.

관절염 초기이거나 인대, 연골 등에 크지 않은 문제가 생기면 약물이나 관절내시경 등을 이용해 치료할 수 있다. 그러나 통증 때문에 걷기 힘들고 다리가 휠 정도로 관절염이 심하다면 인공관절을 이식해 관절 자체를 바꿔 주는 방법도 있다. 최근에는 정교한 로봇손이 뼈를 절삭해 극히 작은 오차도 줄인 로보닥 인공관절수술도 널리 이용되고 있다. 조선시대에도 지엄한 국법으로 보호했던 관절, 이제는 첨단 로봇 덕을 보는 세상이 왔다.

연세SK병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