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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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플루 예방하자” 위생용품 품귀현상

손세정제·마스크·체온계 등 관련제품 불티
쇼핑몰·할인점 등 판매량 최고 1300% 폭증
2일 위생 마스크를 사기 위해 홈플러스 서울 동대문점을 찾은 김미화(35)씨는 찾던 물건을 사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딸에게 사줄 마스크와 손 세정제가 모두 품절됐기 때문이다. 김씨는 “어제 위생용품을 사지 못해 오늘 서둘러 나왔는데 또 품절이 됐다”며 “다른 지역의 점포라도 가봐야겠다”며 발길을 제촉했다.

최근 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 감염을 예방하려는 심리가 확산되면서 손 세정제와 마스크, 제균 티슈, 체온계 등 관련 제품들이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특히 신종플루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일부 품목은 사재기 현상을 빚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몰 옥션(www.auction.co.kr)에서는 마스크 판매량이 지난달 17∼30일 동안 이전 2주(3∼16일)에 비해 무려 1300% 증가했다.

특히 마스크 매출의 70% 이상이 병원에서 주로 쓰이는 기능성 마스크다.

컴퓨터, 사무용품 등에 뿌려 쓸 수 있는 살균 스프레이도 같은 기간 170%, 컴퓨터크리너는 70%가량 판매량이 급증했다.

옥션 리빙팀 유문숙 팀장은 “신종플루 공포가 확산되면서 관련 위생용품 수요가 폭발적으로 일어나 공급이 못 따라갈 정도”라고 말했다.

신종플루 감염 여부를 확인하려는 ‘자가진단’ 수요가 급증하면서 체온계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가을로 접어들기 시작한 지난달 15일부터 보름간 체온계 매출은 7월26일부터 보름 동안과 비교하면 730%나 늘었다.

이 같은 매출 신장률은 마스크(960%)에 비해서는 뒤지지만 손세정제(600%)보다는 높은 것이다.

신세계 이마트에서도 지난달 24일부터 1주일간 체온계 매출이 2주 전의 1주일(10∼16일)간에 비해 175% 증가했다.

이런 현상은 신종플루 감염 여부 판단에 체온이 가장 기초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자가진단용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라고 업계는 분석했다.

손세정제의 품귀현상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는 지난 주말(29∼30일) 데톨 손제정제가 일부 매장에서 동나는 상황이 벌어지자 6만개 이상을 새로 확보해 1일부터 매장에 공급했다.

이마트 생활용품팀 황운기 바이어는 “지난 주말에 손세정제를 한 번에 4∼5개씩 사가는 고객이 많았다”며 “일부 고객들 사이에서는 사재기 수준의 구매가 이뤄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폐렴백신과 일부 감기약 등이 신종플루 예방 의약품으로 잘못 알려지면서 품귀현상을 빚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