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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해외매각 순항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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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투기자본 매각에 반대… 가격 협상도 변수
현장실사 지연 시 ‘인수포기’ 최악 시나리오도
18일 대우건설 매각 본입찰 마감 결과 외국계 자본 3곳만 입찰제안서를 제출해 대우건설이 결국 해외에 매각될 가능성이 커졌다.

대주주인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공동 매각주간사인 산업은행은 입찰제안서를 확인·평가해 다음주 중 우선협상 대상자를 정한 다음 연내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우선협상대상자는 대우건설을 확인 실사한 뒤 금호 측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 인수를 확정한다. 현 상황만 놓고 보면 대우건설 매각은 순탄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대우건설을 사들일 당시 맺은 풋백옵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금호아시아나가 매각을 서두르고 있고, 외국계 자본 역시 강력한 인수 의사를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과거 국내 대기업의 해외매각이 우여곡절을 겪었던 선례에 비춰 보면 대우건설의 새 주인찾기 역시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대우건설 노동조합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노조는 해외 투기자본에 팔려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입찰제안서를 제출한 외국계 자본 모두 투기 성격이 강해 진정성 있는 인수자가 나타날 때까지 매각작업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욱동 노조위원장은 “해외펀드 등에 회사를 넘기는 일은 절대 용납할 수 없으며 이 경우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매각을 저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계 자본이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고, 현장 실사에 들어가면 노조는 이를 물리적으로 막는 ‘실력 행사’도 불사하겠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실사가 지연되면 최종 계약 역시 늦어지면서 인수자가 포기를 선언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예상해 볼 수 있다.

이번에 제안서를 낸 외국계 자본이 끌어들인 투자자는 대부분 재무적 투자자(FI)에 가깝고 전략적 투자자(SI)의 참여는 알려지지 않아 이 같은 우려를 더한다. 보통 FI는 고배당과 실적 부풀리기 등을 통한 단기간 내 투자금 회수에 힘쓰는 반면 SI는 장기적인 회사경영을 통해 이익을 추구한다.

인수가격 협상도 변수다. 금호아시아나는 적어도 주당 2만원 이상은 받아야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조건에 대우건설 지분 ‘50%+1주’를 매각하면 대금은 3조3000억원가량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주당 2만원 이상 끌어올리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대우건설 인수전이 인기를 끌지 못한 만큼 우선협상대상자가 가격협상 주도권을 쥘 공산이 큰 데 따른 것이다. 아직 건설경기가 본격 회복되지 못한 것도 약점이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