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단독]명문대일수록 인상률 높아… 이름값?

입력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올 이대 879만원·연대 855만원… 사립대 평균은 708만원

기업 구조조정처럼 부실대학 통폐합·경비 절감 나서야
천정부지로 치솟는 대학 등록금은 더 이상 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경제난 속에 비싼 등록금에 허덕이다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거나 중도에 학업을 포기하는 학생이 늘기 때문이다. 정부가 학자금 대출 등 온갖 대책을 내놓지만 최선의 해결책은 과도한 인상을 막는 길이다. 무엇보다 등록금의 ‘무게’를 줄이지 않고서는 학생 부담이 별로 경감되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선 대학 스스로 재정을 투명하게 운영하고, 구조조정 등 자체 비용 절감 노력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등록금 상환제 반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민주당 이종걸 의원 등 야당 의원들과 대학생들이 정부의 ‘등록금 상환제’에 반대하는 내용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범석 기자
◆명문대 역시 등록금 인상 ‘최고’=
교육과학기술부의 등록금 현황을 보면 명문대일수록 인상률이 높다. 누구나 입학하기를 원하는 대학이니 웬만큼 등록금을 올려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면 지방에 있는 중하위권의 대학은 등록금 인상률이 대체로 낮았다. 여기에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난 셈이다.

2005년부터 2009년까지 5년간의 인상 현황을 분석한 결과 사립대 중에서 연세대 42.0%, 중앙대 37.7%, 한국외대 34.9%, 고려대 32.6%로 서울 소재 상위권 대학의 인상률이 사립대 평균(30.5%)을 웃돌았다. 지방 사립대인 대불대 16.8%, 서남대 16.5%, 대구외국어대 19.9% 등은 서울 상위권 대학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국공립대 중에서는 서울시립대 53.2%, 부산대 42.6%, 서울대 36.9%로 비교적 높았다. 특히 서울대는 글로벌 경제위기로 가계소득이 마이너스를 보인 올해에도 국공립대 평균(1.9%)보다 높은 2.9%를 올렸다.

등록금 액수에선 올해 사립대가 1인당 평균 708만원으로 국립대(386만원)보다 1.8배나 많았다. 사립대 중에서 이화여대가 879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숙명여대(865만원), 연세대(855만원), 고려대(835만원) 등 25개 대학이 800만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국립대 중에선 서울대가 1인당 609만원으로 유일하게 600만원을 넘어섰다. 이는 국공립대 평균(386만원)보다 223만원이나 많은 액수다.

◆대학 스스로 경비절감 나서야=
과도한 등록금 인상에 대해선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10월부터 담합했는지를 조사하는 등 ‘칼’을 빼든 상태다. 하지만 시민단체와 학부모들은 등록금 인상의 뿌리를 찾아내 근원적인 처방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주영 참교육학부모회 부회장은 “정부와 재단의 지원이 미미한 상황에서 대학 측이 운영 경비와 적립금 확충을 위해 무리하게 등록금을 올리고 있다”며 “하루빨리 등록금 상한제를 실시해 무분별한 등록금 인상의 물꼬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1990년대 이후 대학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전반적으로 재정이 어려워지자 학교 측이 등록금 인상으로 적자를 메운다는 비판도 나온다. 문제는 저출산 여파로 학생 수가 계속 줄기 때문에 앞으로 이런 상황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기업 구조조정처럼 부실한 대학을 통폐합하고 불필요한 경비를 줄이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에 대해 교육과학기술부의 한 관계자는 “학생 수가 줄면 당연히 학교 수도 줄어야 하지만 해당 대학 및 동문, 지역사회, 정치권 등의 반발로 사립대 등의 구조조정이 생각처럼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배연국 선임기자  bykoo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