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수정안이 탄생하기까지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가장 민감한 대목인 기업 유치의 경우 수정안 발표 전까지 여러 차례 계획이 변경될 만큼 ‘사연’이 많았다.
기업들이 세종시 입주 의사를 밝힌 건 지난해 11월 17일 정운찬 국무총리가 전경련 회장단과의 만찬에서 세종시 계획 등을 설명하며 투자를 요청한 이후부터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정부와 입주를 희망하는 기업들의 물밑 작업이 시작됐다. 특히 정부가 원형지 분양, 세제 지원 등 인센티브안을 확정한 지난 5일 이후 기업들의 투자계획이 최종 확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덕테크노밸리를 개발한 경험이 있는 한화는 그동안 세종시를 꾸준히 눈여겨보다 정부의 인센티브안이 확정된 뒤인 7일 정부에 투자계획서를 제출했고, 8일에는 직접 세종시 입주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웅진그룹은 윤석금 회장이 정 총리와 동향인 데다가 지난해 말까지 10여년간 재경 공주향우회 회장을 맡아 왔고, 주요 계열사 등이 세종시 인근에 있는 점이 고려돼 일찌감치 투자가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삼성은 먼저 ‘바이오 시밀러(바이오 복제약)’ 투자계획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부는 이미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유치한 대구와 충북 오송 등에서 눈독을 들이고 있는 사업이어서 ‘세종시 블랙홀’ 논란을 우려해 다른 업종으로 투자 방향을 돌릴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언론을 통해 삼성이 바이오 시밀러 사업을 투자한다는 보도가 이어지자, 유치 기업에 대해 함구하던 총리실이 나서 공식 부인하기도 했다. 결국 정부는 삼성과 막판까지 물밑 교섭을 벌인 끝에 차세대 전지, LED 조명엔진 등 5개 계열사의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다.
정 총리도 직접 꼼꼼히 수정안을 챙겼다. 특히 정 총리는 원주민 중 1억원 미만 소액보상을 받은 원주민이 1000가구쯤 된다는 보고를 받고, 한국토지주택공사가 건설하기로 한 영구임대주택 500가구에 500가구를 추가 건설하라고 직접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세종시 실무기획단은 수정안 발표에 앞서 일주일여간 ‘합숙’에 가까운 밤샘작업을 하며 최종안을 다듬었다. 하지만 최종안을 발표한 뒤에도 총리실은 세 차례에 걸쳐 최종안 정정 내용을 공지해야 했다. 특히 세종시에 설치되는 국제교류지구를 ‘영어공용화지구’로 지정한다는 내용은 애초 수정안 작성 과정에서 논란이 일 것을 우려해 제외키로 했지만, 11일 발표된 수정안에 삭제되지 않은 채 들어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박진우 기자
dawnst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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