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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분리 경영’ 금호아시아나 앞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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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3등분 경영’… 구조조정 가속화
박찬구 前 회장 7개월만에 경영일선 복귀
재계서열 8위 그룹위상 급속 추락 전망
박찬구 금호아시아나그룹 전 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하게 됐다. 지난해 7월 친형인 박삼구 명예회장과의 경영권 다툼에서 밀려 쫓겨난 지 7개월 만이다.

박 전 회장의 ‘컴백’을 계기로 금호그룹 구조조정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이 덕분에 금호그룹 경영은 일단 정상화의 길을 걷게 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금호그룹은 오너 형제 간의 갈등을 극복하지 못한 채 결국 계열분리 수순을 밟아 각자의 길을 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

◇8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열린 금호아시아나그룹 경영정상화 관련 기자회견에서 김영기 산업은행 수석 부은행장(가운데)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송원영 기자
8일 금호그룹 등에 따르면 이날 채권단과의 협의를 통해 그룹 경영권은 ▲박찬구 전 회장 측 ▲박삼구 명예회장 측 ▲채권단으로 3등분이 났다.

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인 금호석유화학은 박 전 회장이 맡게 됐다. 금호 오너 일가는 현재 금호석화 지분 47%로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데, 박 전 회장과 그의 아들인 박준경 금호타이어 부장 지분이 17%로 둘이 합쳐 최대주주다. 박 전 회장이 금호석화 경영권을 다시 맡게 된 것도 바로 이런 연유다. 지분 약 12%를 가진 고 박정구 전 회장의 아들인 박철완 경영전략본부 부장도 금호석화 경영에 참여할 예정이다.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인수에 성공해 한때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미다스의 손’으로 불렸던 박삼구 명예회장과 그 아들 박세창 전략경영본부 상무는 워크아웃이 확정된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경영권을 맡게 됐다. 아시아나항공과 나머지 계열사는 채권단 협의 등을 통해 추후 경영 주체가 결정된다.

이처럼 채권단과의 합의를 통해 주력 기업 경영주체가 확정됨에 따라 현재 워크아웃(금호산업·금호타이어)과 자율협약(금호석유화학·아시아나항공) 형태로 진행 중인 금호그룹 구조조정은 오너 일가의 분산 책임하에 강력히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또 지주회사 격인 금호석화는 채무 만기가 연장되고 경영권도 보장받게 됐으며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는 신규 자금지원을 받아 경영에 숨통을 트게 됐다.

하지만 그룹 경영권이 이처럼 쪼개짐에 따라 금호그룹은 창업주인 고 박인천 회장 사후에 ‘박성용→박정구→박삼구’로 이어지던 형제경영 전통이 20여년 만에 무너지게 됐다.

이처럼 분리된 그룹 경영권은 향후 재통합되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많다. 지난해 형제의 난으로 촉발된 감정의 골을 결국 극복하지 못하고 형제끼리 합의 하에 그룹 계열분리 수순을 밟게 될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박찬구 전 회장 부자와 박철완 부장은 최근 채권단의 주식 처분권 위임권 문제를 두고 박삼구 명예회장과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을 정도로 사이가 나빴던 만큼 계열 분리는 급속히 진전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렇게 되면 자산 기준으로 재계 서열 8위권까지 올랐던 금호그룹 위상은 급속히 추락할 수밖에 없다.

재계 관계자는 “금호그룹의 계열분리 여부는 대주주들이 결정할 문제”라며 “박삼구 회장이 명예회장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하지만 이는 명목에 불과할 뿐 장기적으로는 계열 분리로 가는 게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조현일 기자 cona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