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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대목 앞둔 성남모란시장, 상인 한숨만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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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경기도 안 좋아서 손님도 없는데 설 대목에 비까지 내리니까 정말 미치겠네요"

설을 닷새 앞둔 9일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성남동 모란시장. 설 대목을 맞아 곶감을 잔뜩 가져와 파는 상인 박순욱(51.여)씨는 비를 쏟아내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한바탕 푸념을 늘어놓았다.

그 옆에서 조기를 파는 박순자(72.여) 할머니는 좌판 앞을 지나쳐 가는 손님을 향해 "조기 사세요"를 목청 높여 외쳤지만, 우산을 든 손님들은 그저 무심히 지나쳐갈 뿐이었다.

박 할머니는 "아침 9시에 나왔는데 3만원도 채 못 벌었다. 그래도 오늘이 설 대목인데 이렇게 장사가 안돼서 어떻게 하느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전국 최대 민속5일장인 성남모란시장이 열렸지만 좀처럼 되살아나지 못하는 경기불황의 여파에다 비까지 내리는 바람에 설 대목을 전혀 누리지 못했다.

지난 2007년까지만 해도 설을 앞두고 장이 서면 하루 10만명 가까운 사람이 찾아와 어깨를 부딪치지 않고는 길을 지나갈 수 없었다는 모란5일장이었지만 이날은 상인들의 한숨과 날씨에 대한 원망이 가득 찼다.

상인들은 평소 주차장으로 쓰는 장터에 자리를 잡고 나서 비를 막기 위한 천막을 쳐 손님을 끌어모으려 애썼지만, 차례상에 올라가는 생선과 과일, 곶감 등 제수 식품만 조금 팔릴 뿐이었다.

대신 팥죽, 국밥, 떡, 어묵 등 배고픔을 달래는 음식을 파는 곳에는 사람들이 가득 차 대조를 이뤘다.

다닥다닥 좌판이 붙어 있는 좁은 곳을 우산까지 들고 지나가야 하는 불편함 때문인지 모란시장을 찾은 손님들은 서둘러 장보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눈에 많이 띄었다.

주부 이덕순(48.여)씨는 "설 대목이라 제수 식품을 좀 싸게 사려고 모란시장에 왔는데 비가 오고 장보기가 너무 불편해 조기만 사고 집에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모란시장 상인회 최정택 회장은 "1천명 가까운 상인들이 설 대목을 보려고 평소보다 물건을 많이 해 가지고 나왔는데 사람이 너무 없어 물건을 다 버리게 생겼다"면서 "경기도 안 좋은데다 하늘까지 도움이 안돼 정말 울고 싶을 뿐"이라고 한탄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