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DJ 백영규입니다. 청취자 여러분과 함께 타임머신을 타고 70, 80년대 감성과 향수를 담은 음악 다방으로 모십니다.”
통기타와 청바지가 젊음의 상징이었던 1970, 80년대 그때 그 시절. ‘슬픈 계절에 만나요’, ‘순이 생각’, ‘잊지는 말아야지’ 등으로 포크송의 대명사로 불렸지만 이제는 잊혀져 가고 있는 백영규(58·사진). 그가 2007년 10월 인천에서 경인방송 iTVFM(90.7Mhz) ‘백영규의 가고 싶은 마을’(‘백가마’) DJ를 한 지도 어느덧 2년 반이 다 돼 간다. 이제는 능숙해질 만한 때도 됐지만, 백영규는 “DJ로서는 0점이죠. 버벅거리는 DJ라고 소문났다”고 거리낌 없이 말했다.
하지만 가수이자 제작자로 음악과 함께한 그에게 DJ는 세상과의 호흡 그 자체다. 백영규는 “DJ를 하는 게 처음에는 작품을 만드는 데 저해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요즘에는 오히려 도움이 된다”며 “DJ를 하다 보니 다른 사람 노래를 더욱 많이 알게 됐고, 신곡을 접하면서 가요계의 전반적인 흐름도 파악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예전 같으면 그는 며칠씩 어딘가에 틀어박힌 채 우수에 찬 표정으로 고민하며 작품을 써 내려 했다. 하지만 요즘 일과는 규칙적이다. 어릴적 고향인 경기도 양평을 떠나 인천을 ‘제2의 고향’ 삼은 백영규는 집 근처 소래산 산책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세간에 알려진 것과 달리 그는 급하고 활달한 성격에 운동을 즐겨 한다. “원래 운동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성격도 전혀 조용하지 않은데…. 젊은 시절부터 감성적인 노래를 많이 부르다 보니 어느새 조용하고 우수에 젖은 이미지가 굳어진 것 같군요.”
‘노래하는 음유시인’으로 불린 그는 가요계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도 했다. “트로트는 자극적인 가사로 사람들에게 호소하고, 젊은 세대는 돈이 움직이는 방향으로 대세만 좇고 있습니다. 가수들은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고 있는 것이죠.”
“데뷔 때부터 내 스타일을 고집했다”는 말처럼 그는 대세를 추종하는 음악과는 거리가 멀다. 백영규는 10년 전 힘들었던 시절을 떠올렸다. “남들이 흔히 말하는 미사리의 업소에서 잠시 노래를 한 적이 있습니다. 정말 어려운 시절이라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것만 안 했어도 가수로서의 이력서가 깨끗할 텐데…. 경제성, 상업성을 외면하다 보니 삶이 힘들더군요.”
백영규는 1978년 혼성듀오 ‘물레방아’로 데뷔했다. 이제 32년이 흘러 예순을 바라보는 그의 서정적인 곡과 심금을 울리는 멜로디는 여전하다. 나아가 새롭게 현대적인 버전으로 탄생하고 있다. 나이를 잊은 그는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다.
백영규는 “올해는 3년 전 미완성으로 낸 13집 ‘As first’를 보완할 생각”이라고 했다. 그 일차적인 작업으로 우선 2곡 녹음을 마쳤다. 그중에 한 곡은 통기타만으로, 기타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한 ‘그리움 안고 헤어지자’다.
자신의 목소리에 연연하지 않을 생각이다. 지난해 김세화의 새 앨범 ‘트루러브’의 프로듀싱을 맡았던 백영규는 자신이 발굴한 신인 혼성포크트리오 ‘그림일기’의 앨범 ‘로맨스블루’(표지제목)를 이달 중 선보일 예정이다.
아울러 토요일 방송에서는 언더그라운드 가수들을 위한 라이브 무대 ‘언더의 라이브 스타’를 마련해 후배들의 앞길을 트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나아가 인천·부평 지역에 소극장 문화를 전파하는 전도사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오프라인 모임 ‘동창회’는 주민들과 함께 하는 언더그라운드 가수 라이브 공연의 장이다. 10회째를 맞은 ‘동창회’는 오는 17일 오후 7시 인천시 부평구 부개1동 주민센터에서 열린다. 초청 가수 김도향을 비롯해 잠바, 양현경, 썸타임즈, 이한선 밴드 등이 출연한다.
인천=글·사진 신동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