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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MBC 당면과제는 공영방송 제자리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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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가 어수선하다.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와 임원진 인사 문제로 갈등을 빚던 엄기영 사장이 그제 전격 사퇴하자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노조)는 투쟁 모드로 접어들었다. 노조는 총파업 여부를 가리는 조합원 투표를 결의하고 신임 간부 출근을 연일 실력 저지했다. 야당은 언론탄압이라며 적극 개입하고 있다. 두루 물실호기(勿失好機)의 자세다.

노조는 방문진 이사회의 MBC 이사진 인사를 MBC 장악을 위한 음모로 규정했다. “강고한 총파업 투쟁으로 정권의 낙하산 부대를 몰아낼 것”이란 성명도 발표했다. 납득하기 어렵다. 방문진이 대주주인 현재의 공영방송 체제에서 인사권을 두고 노조에서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것은 지나치다.

노조는 음모론을 펼치기에 앞서 MBC를 포함한 공중파 방송의 진정한 주인이 누구인지부터 엄중히 되새길 필요가 있다. 그 주인은 2000명 조합원이 아니라 5천만 국민이다. 스스로 그만둔 엄 사장 퇴진을 핑계 삼아 국민 속내도 아랑곳하지 않고 극소수 조합원이 공영방송 주인 행세를 해서는 안 될 일이다. 노영(勞營)방송 논란만 부추길 따름이다.

국민 관심사는 일개인 진퇴가 아니다. MBC가 공영방송답게 균형 잡힌 프로그램으로 시청자 기대에 부응하는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평점은 유감스럽게도 높지 않다. 엄 사장도 지난해 “공영방송으로서 공정성과 객관성에 미흡한 점이 있다는 지적을 겸허히 수용한다”고 했다. ‘뉴 MBC 플랜’도 내세웠다. 그런데도 개전의 흔적은 보기 힘들었다. 과거의 노무현 탄핵방송, 광우병 PD수첩 등이 ‘수술 전 얼굴’이라면 얼마 전 1심 무죄판결이 나자마자 방영된 PD수첩 후속편은 ‘수술 후 얼굴’이다. 그 얼굴이 그 얼굴이었던 것이다.

MBC가 갈 길은 자명하다. 공영방송의 이름에 걸맞은 제자리 찾기다. 노조나 정치권은 이런 진로를 막아서는 안 된다. 방문진도 예외일 수 없다. 정략적 접근은 신뢰의 위기를 가중시킬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