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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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친박, 의총앞서 가시돋친 설전

세종시 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중인 친이(친이명박), 친박(친박근혜)계가 의원총회를 한나절 앞둔 22일 오전 방송매체를 통한 전초전을 벌였다.

의총의 험로를 가늠케 하듯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친이계 정병국 사무총장, 정태근 의원, 친박계 홍사덕, 한선교, 김선동, 이정현 의원 등은 세종시 입장을 한치도 좁히지 않은 채 평행선을 달렸다.

오후 2시로 예정된 의총은 내부 토론이지만, 라디오 방송은 대외적 메시지 전달 성격을 갖는다는 점에서 이들 의원은 각 진영의 세종시 입장을 관철하기 위한 초강도 압박전과 여론전에도 열을 올렸다.

무엇보다 이날 의총이 향후 세종시 당론 표결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친이계는 당론 표결 및 결과에 대한 승복을 강조한 반면, 친박계는 "표결은 무의미하다"며 강하게 맞섰다.

정병국 사무총장은 "(세종시 당론) 표결을 할지도 주요 논의사항으로, 예단을 갖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또한 민주적으로 결정이 이뤄진다면 누구든지 따르는 게 의무이며, 이에 따르지 않을 경우 당헌.당규에 있는 대로 처리하면 불편부당함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태근 의원은 "토론뿐 아니라 필요하다면 표결로 당론을 결정 또는 변경하는 게 필요하다"며 "이러한 민주적 절차를 지키지 않겠다고 단정적으로 말하는 것은 같은 당을 하는 분으로서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며 친박계를 겨냥했다.

이에 홍사덕 의원은 "이번 의총은 그동안 `세종시 수정안은 분명히 처리된다'고 장담했던 (대통령의) 측근들이 자기 자리를 연명하기 위해 만든 행사로 무의미하다"고 세종시 의총 무용론을 제기했다.

이정현 의원은 "이미 5년 전에 표결로 당론이 결정된 만큼 표결은 의미가 없으며, 국민과의 약속대로 하면 조용히 끝날 문제"라고 말했고, 김선동 의원은 "주류가 수적 다수를 믿고 편의적, 편법적 방법을 마구 동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당론 표결시 전망에 대해서도 극명하게 엇갈렸다. 정태근 의원은 "수정안 찬성 의원이 100명을 넘고, 중도적 입장이 20명 내외, 원안 고수가 46명 정도로, 수정안으로의 당론 변경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3월 둘째 주까지 이 문제를 마무리 짓도록 당에 요청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반면 홍사덕 의원은 "`당론 변경이 된다면'이라는 말은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이라고 말하는 것과 똑같은 것으로 절대 불가능하다"고 전망했고, 이정현 의원은 "본회의장에서 (수정안 표결시) 찬성 100, 반대 199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안될 일을 밀어붙여 `약속을 지키지 않는 의원'이라고 주홍글씨를 찍고 싶은 것이냐"고 공격했다.

나아가 친이.친박간 감정싸움 양상도 전개돼 친이계는 `계파.보스 정치 탈피'를 전면에 내세웠으며, 친박계는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흠집내기 중단'을 강력히 촉구했다.

정태근 의원은 "계보, 계파 보스에 얽매여 정치발전이 저해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직격탄을 날렸고, 한선교 의원은 "(친이계의) 세종시 언급 가운데 90% 이상은 박근혜 흠집내기 아니냐. 대권 레이스에 나서려면 흠집내기가 아닌 자신들의 유력 후보를 내라"고 응수했다.

또한 홍사덕 의원은 "(국회)의원 누구에 대해 마치 무슨 흠이 있는 듯 들쑤시고 다니면서 위협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친박계인 김무성 의원이 세종시 절충안을 내놓음으로써 내부 이탈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관측과 관련, 한선교 의원은 "오늘 의총을 보면 (단일대오를) 피부로 느낄 것"이라고, 김선동 의원은 "그런 흐름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