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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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정국… 민주 ‘속앓이’

여여 대결만 관심 집중
친박에 野 역할도 뺏겨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세종시 당론 변경을 위한 한나라당 의원총회를 앞두고 여권 내부의 전운이 고조되자 “어떻게 여당이 내분으로 날을 지새고 해를 지샐 수 있느냐”며 탄식을 쏟아냈다. 하지만 ‘방점’은 그다음에 찍혀 있었다. “제발 야당을 대화의 상대로 인정해서 국정을 논의해 달라….”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범석 기자
‘세종시 정국’이 맹위를 떨칠수록 야당, 특히 민주당의 운신 폭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여권 내 친박근혜계가 야당의 역할을 ‘완벽하게’ 대신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국회 정무위에서 ‘세종시 수정안 전도사’ 권태신 국무총리 실장을 거세게 ‘난도질’했던 것도 야당 의원들이 아닌 이성헌, 이진복 등 친박계 의원들이었던 게 좋은 예다.

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여권 내부 싸움에만 관심이 집중되다 보니 지방선거에 출마할 외부인사를 영입해 놓고도 발표 날짜 택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아픔’을 토로했다.

일단 민주당은 이번주를 ‘이명박 정부 실정 2주년 평가주간’으로 삼고 여러 대선 공약의 실제 이행정도를 엄밀히 따져 각을 세우겠다는 전략이다. 이 때문에 이날 회의에서도 이 대통령의 대표공약인 ‘7·4·7’(7% 경제성장, 1인당 GDP 4만달러, 세계 7대 경제대국)에 대해 “폐기할 거라면 사과하고 그게 아니라면 입장을 내놓으라”(정 대표), “한나라당이야말로 747이 아닌, 나라를 4·4·7(400만 실업자·400조원 국가부채·700조원 가계부채)로 만든 서민경제, 민생정책 실패 세력” 등 성토가 쏟아졌다.

양원보 기자 wonbos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