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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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던 평상 위에서" 법정스님 법구 송광사로

법정스님의 법구가 12일 정오 스님이 입적한 서울 성북동 길상사를 떠나 전남 순천 송광사로 운구됐다.

길상사 행지실에 모셔져 있던 법정스님의 법구는 이날 오전 11시께 모시던 상좌스님들과 신자, 조문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극락전 앞으로 천천히 이운됐다.

법구는 일체의 거창한 장례절차를 치르지 말아 달라는 스님의 유지에 따라 화려한 장식의 관 대신 스님이 강원도 오두막에서 평소에 사용하던 대나무 평상과 똑같이 만든 평상 위에 올려진 채 가사로 덮인 모습이었다.

법구는 극락전 앞에서 부처님에게 간단한 인사를 올리는 의식 이후 곧바로 영구차에 실려 스님의 출가 본사인 송광사로 이동했다.

운구행렬이 경찰청의 호위를 받아 경부고속도로, 천안-논산고속도로를 거쳐 송광사에 도착하면 법구는 송광사 문수전에 모셔진 후 13일 오전 11시 다비될 예정이다. 운구행렬은 선도차에 이어 큰스님들차와 영구차, 스님들 차량, 신도들 차량 순으로 이어지고 정안휴게소에서 한번 휴식한다.

다비식 이후에는 49재와 추모법회가 진행된다.

법정스님이 입적한 지 7일되는 초재는 오는 17일이며, 이후 매주 수요일에 재를 치른 후 7주째인 마지막 7재(막재)는 4월28일 송광사에서 치러진다. 초재부터 6재까지는 길상사에서 봉행된다. 길상사에서는 또 3월21일 추모법회를 연다.

한편 전날 밤늦게까지 조문객이 끊이지 않던 길상사에는 이날도 새벽부터 조문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길상사를 찾아 설법전에서 분향하고, 길상사 전신인 대원각의 원소유주였던 고(故) 김영한 여사가 머무르던 길상헌을 찾아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과 환담했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등 정치인의 조문 발길도 이어졌으며, 장경동 목사, 태고종 부원장 법현스님 등 이웃종교인의 추모도 잇따랐다.

이날 오전에는 최고의 수행력과 법을 갖춘 스님에게 주어지는 대종사 법계 추서식도 거행됐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