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곽씨의 검찰 진술을 바탕으로 작성된 피의자신문조서 내용과 법정 진술이 엇갈린 것을 두고 검찰은 “자연스럽다”고, 한 전 총리 측은 “신빙성이 의심된다”고 맞섰다.
변호인이 공개한 신문조서에 따르면 ‘돈봉투’ 전달 방법에 대해 곽씨는 검찰 조사에선 “한 전 총리에게 직접 건넸다”고 했다.
그러나 전날 법정에선 “의자 위에 놓고 나왔다”고 진술했다. 곽씨는 “검찰에서 조사받을 때는 정신이 없었는데 그 게(의자에 놓은 것) 맞는 것 같다”고 재차 확인했다.
오찬 당시 상황 진술도 바뀌었다. 신문조서엔 “(한 전 총리가) 정세균 장관에게 ‘나를 잘 부탁한다’고 말했다”고 기록돼 있으나, 공판에서 그는 “(참석자 모두에게) ‘잘 부탁한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진술이 바뀐 경위에 대해 곽씨는 “오늘 생각해 보니 식탁에서 일어서면서 모두에게 잘 부탁한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돼 그렇게 말했다”고 해명했다. 재판부가 “어느 게 맞느냐”고 묻자 곽씨는 “검찰에서 한 진술이 맞다”고 말을 바꿨다.
곽씨는 남동발전사장 임명 전 한 전 총리가 한 발언, 두 사람의 친분 관계, 골프채 전달 부분 등에 대해서도 신문조서와 일부 다르게 진술했다. 한 전 총리 측은 “진술이 오락가락한 것은 곽씨 말을 믿을 수 없다는 방증”이라며 고무된 분위기다.
반면 검찰은 “돈 전달 시점이 2006년 12월이고 곽씨가 건강이 좋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일부 헷갈리는 게 오히려 자연스럽다“며 “‘돈을 줬다’는 진술은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진술이 유일한 증거인 뇌물 사건에서 대법원은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이 또렷해지는 취지의 진술은 믿을 수 없다’, ‘A에서 B로, 다시 A로 바뀌는 등 한 사안에 대해 여러 번 번복된 진술은 믿을 수 없다’는 취지의 판례를 두고 있다.
특수부 출신 한 변호사는 “‘돈을 건넸다’는 진술이 유지되는지 여부는 물론 전달 이후 상황도 유무죄 판단에 중요하다”고 전했다. 15일 열릴 4차 공판에선 총리실 오찬 이후 두 사람이 만난 정황 등에 대한 곽씨 진술을 놓고 검찰과 변호인단이 다시 맞설 전망이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 ■한명숙 전 총리 관련 곽영욱씨 진술 변화 | ||
| 공소장(검찰 조사시) | 공판 진술 | |
| ‘돈 봉투’ 전달 방법 | 직접 건넸다 | 의자 위에 올려놓았다 |
| 오찬시 한 전 총리 발언 | 정세균 장관에게 ‘나를 잘 부탁한다’고 말했다 | (참석자 모두에게) ‘잘 부탁한다’고 말했다 |
| 한 전 총리에게 근황 전달 부분 | ‘놀고 있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 그런 말을 한 적 없고 당시는 별로 일을 하고 싶지 않은 때였다 |
| 남동발전사장 가기 전 한 전 총리 발언 |
‘다른 공기업 사장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공기업 사장 얘기없이) ‘계시면 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
| 친분 관계 | 수시로 통화하면서 친분을 유지했다 | 총리일 땐 어려워서 연락 못했다 |
| 골프채 전달 부분 | 골프숍에 함께 가서 990만원상당 일제 골프채 사줬다 | 골프매장에 함께 간 건 맞지만 한 전 총리가 가져갔는지는 기억에 없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