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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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대국민 담화] 美 “對北제재 동참” 목소리 높여… 中, 냉정·절제 강조

양국전략경제대화 화두는 ‘천안함 사건’
클린턴 美국무 “대국 책임있는 역할” 설득
中, 조사결과 여전히 의심… 종전 입장 고수
24∼25일 이틀 일정으로 열린 미중 2차 전략경제대화의 화두는 단연 천안함 침몰 사건이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24일 오전 9시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식 연설을 통해 천안함이 북한 어뢰로 침몰했다는 한국 정부의 조사결과를 언급하며 “중국이 대북 제재에 공조해야 한다”고 압박수위를 높였다. 클린턴 장관은 댜오위타이(釣魚臺)로 옮겨 열린 전략대화에서도 천안함 사건을 집중 거론하면서 중국이 대국으로서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할 것을 설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번 사건의 유엔 안보리 회부시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적극 협력해달라는 주문이다.

이에 대해 중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중시하고 있으며 각국이 냉정과 절제를 유지하면서 상황 악화를 막아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 언론매체들도 이번 전략경제대화를 크게 보도하면서도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 저널은 클린턴 장관이 다이빙궈(戴秉國)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양제츠 외교부장 등에게 한국과 미국 등이 천안함 사건 조사 과정을 통해 확보한 구체적인 물증을 중국 측에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그러나 중국이 한국 정부가 발표한 천안함 조사 결과를 여전히 의심하고 있다면서 선뜻 한미 양국 편을 들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이번 전략경제대화에서 천안함 사건에 대한 미중 이견이 좁혀지긴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위안화 절상 등 경제 현안에 관해서는 중국이 큰 목소리를 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개막식 축사에서 “중미 양국은 서로 핵심 이익과 중대 관심사를 존중해야 한다”며 외부압력에 관계없이 위안화 절상을 독자적으로 결정할 뜻을 밝혔다. 후 주석은 “주동성과 통제가능성, 점진성의 원칙에 따라 위안화 환율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과 왕치산(王岐山)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공동의장을 맡은 경제대화에서 중국 측은 유럽의 재정위기를 포함한 세계 거시경제 안정성 문제와 거시경제정책 조율 강화를 적극 주장했다. 왕 부총리는 “이번 회담은 양국이 이뤄 온 눈부신 경제성장과 더불어 지속적인 세계경제발전을 위해 개최하는 것”이라며 미국 측에 하이테크 제품의 수출제한 완화계획을 수립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가이트너 장관은 “중국이 더 많은 개방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장샤오창(張曉强)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은 관영 신화통신과 인터뷰에서 “오늘 회담에서 양국 장관급 인사들은 출구전략을 신중하게 결정하고 시행 역시 침착하고 안정되게 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전했다.

워싱턴·베이징=국기연·주춘렬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