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어제 북한을 ‘주적(主敵)’으로 인식하는 군 작전 개념을 부활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천안함 사건이 보여주듯, 북한의 위협이 실존하는 안보적 상황에서 ‘북한=주적’으로 인식해야 함은 명백하다. 그러나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명분으로 군은 김대중 정부 때인 2001년부터 3년간 ‘주적’ 개념을 명기한 국방백서를 발간조차 하지 않고 북한 눈치를 살피는 데 급급했다. 그러다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4년 국방백서부터는 주적 개념을 아예 삭제해 버렸다.
정신전력의 바탕인 주적 대상이 흐트러지면서 군의 안보관과 대비태세에 혼란이 적지 않았다. 천안함 사건에서 군의 허술한 대응 자세가 문제가 된 것과 궤를 같이한다. 지난 10년 국민의 안보불감증 또한 심화됐다. 2009년 행정안전부 설문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초·중·고생의 51%가 6·25전쟁이 북한의 남침임을 모르고 있다. 그뿐 아니다. 국가 간성을 꿈꾸는 육사 신입생의 3분의 1 이상이 미국을 한국의 주적으로 잘못 알고 있다는 조사마저 있다.
군의 주적 개념 부활은 북의 추가 도발시 즉각 자위권을 발동하는 등 ‘적극적 억지’ 원칙의 도입 측면에서 불가피한 조치다. 아울러 이는 북한이 자초했다고 규정하지 않을 수 없다. 서해 도발로 한반도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남북 신뢰의 틀을 크게 훼손했기 때문이다. 군은 발발 60주년을 맞은 6·25 전쟁이 종전이 아닌 ‘휴전’ 상태임을 전 장병에게 주지시켜 안보관을 재확립하는 데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국민의 안보의식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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