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월드컵이 최악의 오심으로 얼룩지고 있다. 28일(한국시간) 끝난 16강전 2경기는 수준 이하의 심판 판정으로 축구 팬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게다가 심판의 오심이 경기 흐름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많아 ‘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앙숙 간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독일과 잉글랜드의 16강전은 독일의 4-1 승리로 끝났다. 스코어만 놓고 보면 독일의 완승이지만 승부의 추를 기울게 한 결정적인 ‘한방’은 심판에게서 나왔다.
먼저 2골을 내준 잉글랜드가 1골을 추격하며 거센 반격을 하던 전반 38분. 프랭크 램퍼드의 슛이 크로스바 아래에 맞고 골문 안쪽으로 넘어갔다가 튀어나왔지만 심판은 골로 인정하지 않았다. 공이 빠르게 튕겨나오긴 했지만 누가 보더라도 명백한 골이었다. 그러나 주심과 부심은 노골을 선언했다. 심판의 오심으로 추격의 맥이 풀린 잉글랜드는 이후 2골을 더 내주며 주저앉고 말았다.
아르헨티나와 멕시코의 경기에서도 어처구니없는 오심이 나왔다. 아르헨티나 카를로스 테베스의 첫 골이 문제가 됐다. 테베스가 수비수보다 한참 앞에 있었음에도 선심은 오프사이드 깃발을 올리지 않았다. 멕시코 선수들이 강력하게 항의했지만 로베르토 로세티(이탈리아) 주심은 그대로 골로 인정했다.
이번 대회의 오심은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브라질 루이스 파비아누는 코트디부아르전에서 두 차례나 공을 손으로 건드린 뒤 골을 넣었다. 미국의 모리스 에두는 슬로베니아와의 경기에서 완벽한 골을 넣었지만 파울로 노골 처리됐다.
한국도 오심으로 피해를 봤다. 아르헨티나와의 조별리그에서 1-2로 뒤진 후반 곤살로 이과인의 골은 오프사이드였지만 골로 인정됐다. 당시 벨기에 부심은 며칠 뒤 “오심이었다”고 인정했지만 결과를 번복할 순 없었다. 우루과이와 16강전에서도 후반 기성용이 페널티 지역 안쪽에서 상대 반칙으로 넘어졌지만 볼프강 슈타르크(독일) 심판은 파울을 선언하지 않았다.
이렇게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결정적인 오심이 잇따르자 골을 판독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오심으로 골을 빼앗긴 잉글랜드 램퍼드와 파비오 카펠로 감독은 경기 직후 “비디오 리플레이나 골라인을 넘어갔는지 감지할 수 있는 기술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거스 히딩크 전 한국대표팀 감독도 골 판정에 대한 비디오 판독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히딩크 전 감독은 지역 예선에서 나온 티에리 앙리(프랑스)의 핸드볼 반칙 등을 예로 들면서 “(판정에 걸리는)단 몇초만 참으면 큰 아픔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제축구연맹(FIFA)는 “오심도 축구의 일부다”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비디오 판독이 경기 흐름을 끊고 막대한 비용이 든다는 이유로 부정적이다. 그러면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2명의 부심을 추가해 6심제(대기심판 포함)로 가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잉글랜드 램퍼드 슛, 골문 안쪽 들어갔는데도 ‘노 골’
‘비디오 판독’ 도입 여론… FIFA “부심2명 추가 논의”
‘비디오 판독’ 도입 여론… FIFA “부심2명 추가 논의”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