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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준금리 전격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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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불안에 출구전략 본격화…가계·기업 이자부담 늘어 시름
공공재단에 근무하는 이수혁(가명·40) 차장은 9일 예상을 깨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은행에서 빌린 돈 때문이다. 한은 기준금리는 0.25%포인트 인상됐지만, 실제 은행 금리는 이보다 더 큰 폭으로 올라가는 게 현실이다. 은행에서 2억6700만원(금리 연 3.55%)을 빌린 이 차장은 매월 79만원을 이자로 납부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시중 금리가 1%포인트 인상될 경우 이자부담은 월 22만원이나 늘어난 월 101만원에 달한다. 평범한 직장인으로서는 상당한 부담이다.

한은의 갑작스러운 기준금리 인상 소식에 이처럼 적지 않은 가계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이던 2%에서 0.25%포인트 올린 2.25%로 인상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2월 2.0%가 된 뒤 17개월 만에 조정됐다.

한은은 다만 그동안 기준금리 변경 시 함께 조정하던 총액한도대출(은행의 중소기업대출 확대를 유도하려고 저금리로 지원하는 정책금융) 금리는 현행 1.25%를 유지키로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 내놨던 비상조치들이 대부분 종료되거나 축소되는 가운데 기준금리가 인상됨에 따라 본격적인 출구전략이 시작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은 연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대출을 늘렸던 가계와 기업의 빚 상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금통위가 이날 예상을 깨고 전격 금리 인상에 나선 것은 경기 상승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는 점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가 올해 5.8%(정부 전망)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경기 과열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나타나기 전에 선제 대응에 나선 것이다.

실제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작년 동월 대비)은 2.6%로 5개월째 2%대를 기록했지만, 상반기 상승률은 2.7%로 한은의 전망치 2.5%를 넘어섰다. 연간 상승률도 한은이 예상한 2.6%를 뛰어넘는 3% 안팎으로 전망된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앞으로 경기 상승세 지속에 따른 수요압력 증대로 물가 상승 압력이 계속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반기에는 3%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고, 내년에는 3%를 필히 넘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유럽의 재정 불안과 G2(미국·중국)의 더블딥(경기상승 후 재하강) 우려 등 외부 환경 불안으로 이번 금통위는 금리를 동결하고 8월에나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따라서 이번 금리 인상엔 외부 환경보다는 경기 상승세 지속과 물가 상승 압력이라는 내부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최근 호주, 뉴질랜드, 베트남, 인도, 말레이시아, 대만 등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이 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등 출구전략에 나서는 움직임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기준금리가 추가로 언제, 얼마나 오를 것이냐에 쏠리고 있다.

김 총재는 “잠재성장률에 합당하는 이자율이 얼마냐고 묻는다면 2%나 2.25%가 아닐 수 있다”고 밝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최석원 삼성증권 채권분석파트장은 “예상보다 기준금리가 일찍 인상되면서 앞으로 인상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며 “향후 3분기 동안 1%포인트까지 인상 폭이 커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청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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