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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느냐 사느냐… ‘이재오에 쏠린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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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은평을 성적표 與 권력 개편 ‘최대변수’
승리땐 친이 중심축 부상·박근혜 견제 효과도
패배땐 정계은퇴 불가피… MB 레임덕 가속화
‘이명박 정권 2인자’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에게 ‘운명의 날’이 왔다. 28일 서울 은평을 재선거가 그의 정치적 생과 사를 가른다. 그의 당락은 여권 권력 재편의 최대변수이기도 하다. 선거 결과에 따라 그의 운명뿐 아니라 여권의 운명도 갈릴 것이다.

◇7·28 재·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27일 서울 은평을 재선거에 나선 한나라당 이재오 후보(왼쪽)와 민주당 장상 후보가 연신내역 근처에서 막판 유세전을 벌이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범석 기자
그가 생환할 경우 한나라당의 중심 축으로 급부상해 당내 질서가 재편될 공산이 크다. 우선 친이(친이명박)계의 구심점이 ‘형님 권력’으로 불리는 이상득(SD) 의원에서 이 전 위원장으로 옮겨갈 것으로 관측된다. 6·2 지방선거 참패로 친이계에선 ‘이재오 역할론’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정권 2인자’인 그가 당으로 복귀해 당의 중심을 잡고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럴 경우 총리실의 민간인·정치인 사찰 파문의 ‘몸통’으로 지목된 박영준 국무차장 등 권력 사유화 논란에 휩싸인 SD라인의 퇴진 압박이 거세질 전망이다.

하지만 SD의 파워가 여전히 만만찮아 권력재편 과정에서 양측 간에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임태희 대통령실장, 주호영 특임장관, 원희룡 사무총장 등 SD 인사들이 여권의 요직에 포진하고 있어 이 전 위원장이 이들과 정면승부를 벌이기가 쉽지 않은 형국이다.

‘미래 권력’인 친박(친박근혜)계 견제 효과도 예상된다. 친이계는 세종시 수정 국면에서 친박계를 효과적으로 통제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2선 후퇴 선언 이후 자원외교에 전념하고 있는 SD를 대체할 인물이 친이계에 없었기 때문이다. 친이계 한 의원은 “이 전 위원장이 복귀하면 친이계가 그를 중심으로 똘똘 뭉칠 것”이라면서 “이 전 위원장이 친박계를 견제할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전 위원장이 친박 견제를 선택할 경우 계파 갈등이 더욱 악화할 전망이다. 당 일각에선 세종시 수정안 표결 과정을 거치면서 최고조에 달한 계파 갈등이 자칫 분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반대로 이 전 위원장이 선거에서 지면 개인은 물론 여권에도 치명타가 된다. 그가 2008년 총선에 이어 또 낙선할 경우 사실상 정계 은퇴가 불가피하고 정권의 레임덕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그의 측근들이 “위험한 게임”이라며 그의 출마를 극구 말린 이유다.

남상훈 기자 nsh2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