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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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앙드레김, 톱스타들과의 각별했던 인연

故앙드레김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인 만큼 톱스타들과의 인연도 각별했다.

그중 가장 유명한 일화는 故마이클 잭슨과의 인연이다. 마이클 잭슨은 한국에 내한 했을 당시 앙드레김 특유의 흰 옷을 좋아해 자신의 전속 디자이너가 돼 줄 것을 부탁했으나 거절당했다. 앙드레김은 "한국을 너무 사랑해 이 제안을 완곡히 거절했다"며 "마이클잭슨이 아니라 누가 불러도 안간다"고 말해 감동을 주기도 했다.

앙드레김 패션쇼의 피날레는 김희선, 최지우, 배용준, 이영애, 원빈, 장동건, 김태희 등 최고의 톱스타들이 주로 장식했다. 마지막에 남녀 모델이 서로 이마를 맞대는 포즈는 앙드레김 만의 독창적인 컨셉트를 대표했다. 

앙드레김은 패션쇼로 인연을 맺은 수많은 스타들과의 각별한 친분을 유지해 그의 행사에는 늘 시상식을 방불케하는 최고의 스타들이 참석했다. 때문에 앙드레김은 연예계에서 '섭외의 신'으로 불리기도 했다. 비결은 인간적인 면모가 빛나는 남다른 인맥관리에 있었다. 패션쇼가 끝난 후에는 자신의 옷을 선물하고 크리스마스에는 직접 만든 트리를 선물할 만큼 남달랐다. 

앙드레김이 인정한 스타는 누구일까. 앙드레김은 2년 전 TV 방송에서 '패션쇼에 섰던 스타 중 가장 몸매가 완벽한 스타'로 주저없이 최지우를 꼽으며 "최지우는 이상적인 체형을 갖췄다. 선이 가늘면서도 균형이 완벽하다"고 말했다. 또한 '멋진 카리스마를 지닌 남자 배우'로는 이병헌을 꼽았다. "눈빛이 살아있다. 이병헌이 무대에 오른 선 카이로 패션쇼 무대는 정말 굉장했다"며 극찬한 바 있다. 또한 앙드레김 패션쇼 무대에 이례적으로 10여 차례 오른 김희선은 앙드레김이 "대한민국 최고의 미인"이라며 가장 아끼는 배우였다.  

지난 1935년 경기 고양군 신도면 구파발리에서 태어난 고인은 1961년 명동에 위치한 국제복장학원 1기생으로 입학하며 디자이너의 길에 발을 들였다. 그 다음해 서울 소공동에 '살롱 앙드레'를 열고 한국 최초의 남성 패션 디자이너가 됐다.

데뷔 직후부터 당대 인기를 누리던 영화배우 엄앵란 등 연예인들의 옷을 만들어 주목을 받았고 1966년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한국인 최초로 패션쇼를 열어 화제가 됐다. 1999년 '옷로비 청문회'에서 본명이 김봉남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오히려 대중들에게 친숙한 존재로 각인됐다.
 
한편, 앙드레김은 지난 12일 감기로 인한 폐렴 증세가 오래 지속돼 75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6일이다.

/ 두정아 기자 violin8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