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시장은 ‘김중수(한국은행 총재)의 입’보다는 ‘윤증현(기획재정부 장관)의 입’을 더 신뢰할 것 같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9일 기준금리(현 연 2.25%)를 동결함에 따라 그동안 추가 금리인상 신호를 강력히 보낸 ‘김중수의 입’보다는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을 우려한 ‘윤증현의 입’에서 힘이 더 느껴지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시장과의 소통을 강조한 김 총재는 ‘양치기 소년’이 되면서 시장과의 ‘불통’을 자초한 셈이 됐다.
삼성증권은 이날 ‘혼자서 하는 의사 소통’이라는 보고서에서 “7월 기준금리 인상 이후 한은의 독립성이 커진 것으로 보였으나 그렇지 않다는 점이 확인됐다”면서 “한은의 신호를 신뢰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며, 한은의 신호보다는 금통위 이전에 나오는 청와대와 정부의 입장에 주목할 것을 권한다”고 지적했다.
김 총재가 금통위 결정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내용을 보면 대체로 ▲대외 불안 요인 증대 ▲주택투자 및 주택거래 부진 ▲한은의 예상보다 감속되고 있는 공공요금 인상 페이스 등이 기준금리 동결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김 총재는 여전히 더블딥(경기 상승 후 재하강) 우려는 일축하면서도 미국의 성장세 둔화, 유럽국가의 재정문제 등을 거론하며 “향후 세계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이 다소 증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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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왼쪽)가 9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점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회의에서 개회를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송원영 기자 |
김 총재는 이번 금리동결에도 통화정책의 기조가 바뀐 것은 아니라고 강조해 추가 금리인상을 시사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세계 경제 불안과 서민경기 부진,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상충하는 점 때문에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3분기 경기회복세가 이어지면 연말쯤 한 번 정도 더 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날 예상 밖 기준금리 동결에 채권금리는 폭락(채권값 폭등)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3.35%로 전날보다 0.26%포인트 급락했다.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0.20%포인트 추락한 3.83%를 기록, 지난해 1월 29일 이후 처음으로 4% 밑으로 떨어졌다.
김청중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