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3일 새로 6000억 달러의 돈을 찍어내 시중에 풀기로 했다. 연준이 재무부 채권 매입 방식으로 시중에 통화공급을 늘리면 채권 수익률이 떨어지고 장기대출 이자도 떨어져 은행 대출이 늘어나고, 가계의 소비와 기업의 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이 같은 조치를 단행했다. 특히 국채에 투자한 돈이 빠져나가 기업 채권과 주식을 구입하는 데 사용되면 기업의 경제활동이 활발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연준의 판단이다. 국채 매입은 또한 달러화 가치 하락으로 이어져 미국 기업들이 수출을 늘리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렇지만 연준의 이 같은 예상이 적중할지 여부를 놓고 거센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벤 버냉키 의장이 취임한 2006년 2월에 연준이 시중에 푼 자금 규모가 8000억 달러 정도였으나 현재는 그 액수가 2조2000억 달러로 급증했다. 연준이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고 이 돈을 거둬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 연준이 대규모 채권 투자로 손해를 보게 되면 연방 재정적자 폭이 그만큼 늘어나게 된다. 미국 정부와 정치권은 현재 늘어나는 재정적자를 줄일 수 있는 수단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지극히 소극적으로 추가 경기부양책 시행을 중단하고 있을 뿐이다.
연준이 제2차 양적 완화조치 시행에 나선 것도 정부가 더 이상 경기부양 자금을 쏟아부을 수 없는 한계상황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버냉키 의장은 “현재 아무 조치도 하지 않는 것이 대책이 될 수는 없다”고 강조해 왔다. 연준 안팎에서는 지난해부터 통화정책을 동원한 경기부양책 시행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연준은 일단 미국의 경기 침체기가 끝났기 때문에 사실상의 제로금리 정책을 유지하는 것 이외의 다른 경기부양 수단을 유보해 왔다.
그러나 미국 경제는 올해 중반기를 지나면서 급격한 성장 둔화세에 접어들었다. 게다가 올해 봄에 유럽발 국가채무 위기로 글로벌 경제가 출렁였다. 미국 기업과 지방 정부는 대규모 감원에 나서 올해 5월 이래 40만명이 새로 일자리를 잃었다.
연준 내부에서는 더 이상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해져 제2차 양적 완화조치를 단행하기에 이르렀다. 연준의 제2차 양적 조치가 발표된 3일 뉴욕 증시는 전반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 같은 긍정적인 반응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불투명하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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